정자는 단순한 경관 감상 공간을 넘어 자연을 마주하고 정신문화를 나누던 장소였다.
'한국의 아름다운 정자와 정원'은 전국 누정 51곳을 5장에 나눠 담고, 공간의 이름과 주변 경관, 편액과 창건 기록을 함께 살핀다. 이종근이 글을 쓰고 홍성모가 수묵화로 누정의 풍경을 그렸다.
정자는 단순한 경관 감상 공간을 넘어 자연을 마주하고 정신문화를 나누던 장소였다. 책은 누정의 명칭이 생긴 배경과 주변 환경, 그곳에 남은 기록을 따라 선비들의 생활철학과 윤리관, 현실의 욕망까지 더듬는다.
첫 장은 영월 금강정, 봉화 청암정, 경주 독락당 계정, 전주 한벽당, 담양 소쇄원 등을 묶는다. 단종의 사연이 깃든 금강정과 '하우비접'의 뜻을 품은 청암정처럼 각 누정에 얽힌 인물과 역사도 함께 다룬다.
전주 한벽당에서는 승암산 기슭 절벽과 누각 아래 흐르는 물, '호남읍지'에 남은 시문을 살핀다. 이종근은 도래샘을 하늘을 품는 물로 묘사하며 금강정 주변의 풍경을 글로 옮긴다.
2장과 3장은 남원 퇴수정, 담양 식영정, 완도 세연정, 안동 만휴정, 함양 거연정에서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짚는다. 합천 농산정, 영주 금선정, 예천 초간정, 청송 방호정 등 기암괴석과 맞닿은 정자들도 이어 소개한다.
4장에는 함양 농월정과 동호정, 거창 용암정, 합천 함벽루, 담양 명옥헌, 고창 석탄정, 성주 만귀정이 등장한다. 연못과 물, 백일홍처럼 정자 주변의 자연물이 빚는 풍경을 주요 축으로 삼는다.
마지막 장은 울주 작천정, 영덕 침수정, 화순 환산정, 고성 천학정, 대전 남간정사로 이어진다. 남간정사는 '양지를 흐르는 개울'이라는 뜻을 지닌 이름으로, 주자의 시 '운곡남간'에서 이름을 가져왔다고 전한다.
한국문화 스토리 작가인 이종근은 510권의 책자를 집필했고, '한국의 옛집과 꽃담' 등 75권의 저서를 냈다. 홍성모는 서양화와 동양화를 거쳐 수묵화 작업을 이어온 화가로, 책 속 그림에서 선의 굵기와 먹의 농담으로 원근을 표현한다.
이 책은 누정을 하나의 건축물이나 풍경으로만 보지 않고, 이름과 기록, 물과 바위, 그림을 함께 놓는다. 전국에 흩어진 정자가 품은 역사와 자연의 관계를 여러 공간의 사례로 살피게 한다.
△ '한국의 아름다운 정자와 정원'/ 이종근 지음·홍성모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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