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이 본 부마 시민혁명'은 1979년 부산·마산 시민항쟁을 "부마 시민혁명"으로 다시 부르며, 동학에서 출발한 김용옥의 한국 현대사 인식을 담는다.
'도올이 본 부마 시민혁명'은 1979년 부산·마산 시민항쟁을 "부마 시민혁명"으로 다시 부르며, 동학에서 출발한 김용옥의 한국 현대사 인식을 담는다. 김용옥은 부마항쟁과 박정희 유신체제의 종식, 이후 민주화운동의 흐름을 자신의 혁명론으로 엮는다. 사건의 성격을 둘러싼 명명부터 다시 검토하자는 문제의식이 책 전체를 이끈다. 역사적 사건과 그 아래에 흐른 시민의 의지를 함께 읽겠다는 방식이다.
도올은 부마항쟁을 단순한 지역 항쟁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1979년 10월 부산과 마산에서 이어진 시민항쟁이 유신체제의 종말과 맞물린 과정을 따라가며, 사건의 이름과 위치를 다시 묻는다. 이를 5·18광주민주항쟁과 6월항쟁 등 뒤이은 민주화운동으로 이어지는 출발점으로 놓는다. 저자가 부마항쟁 대신 "부마 시민혁명"을 택한 이유도 여기에 둔다.
1979년 10월 16일부터 10월 26일까지 부마항쟁의 재조명
책은 3·15부정선거와 대구·마산의 움직임을 거쳐 부마항쟁의 배경을 짚는다. 한국신학대학을 나온 활동가와 종교인들이 부산에서 벌인 의식화운동도 부마 시민혁명의 에너지원으로 살핀다. 목차에는 한국신학대학을 독립된 장으로 두고 그 역할을 다룬다. 3·15부정선거와 대구·마산의 포효 역시 한 장으로 묶었다.
부산 지역 기독교운동은 별도의 축을 이룬다. 최성묵 목사와 부산의 기독교운동, 중부교회·앰네스티·YMCA 등 민권운동권의 협력 관계가 인물들의 활동과 함께 등장한다. 종교와 노동, 시민운동이 부산에서 어떤 접점을 만들었는지 살피는 대목이다. 이 인물들과 단체는 항쟁을 추상적 사건으로만 남기지 않는다.
박상도 부산 도시산업선교회 부회장의 삶도 주요하게 다룬다. 김용옥은 한국신학대학 교정에서 시작된 박상도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부산 노동운동과 시민운동의 장면을 기록한다. 박상도가 부산 노동계에서 활동을 넓혀간 과정도 책 속 인물사의 한 축이다. 1979년 10월 보안사 안가로 끌려간 박상도의 기록도 발췌문에 실었다.
책이 정리한 부마항쟁은 1979년 10월 16일 본격화해 10월 26일까지 이어진다. 김용옥은 이 열흘을 부산·마산 시민의 항쟁이 유신체제 종식으로 이어진 과정으로 서술한다. 이 기간의 장면을 앞선 동학과 혁명론의 관점에서 다시 읽는 것이 책의 중심축이다. 책의 13번째 장은 부마 시민혁명의 불꽃과 박정희의 최후를 다룬다.
"김재규의 행위는 부마 시민혁명의 완성"
김용옥은 김재규의 행위를 부마 시민혁명의 완성으로 해석한다. 부산 현장을 확인한 김재규의 결단을 개인의 행위에 그치지 않는 역사적 사건으로 바라보며 기존의 명명과 평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부분은 책이 제시하는 해석 가운데 가장 분명한 논점이다. 저자는 이를 부마 시민혁명의 필연적 귀착으로 규정한다.
발췌문에서도 이 관점은 분명하다. 김용옥은 "김재규는 결코 박정희를 시해하지 않았다"고 쓰며 김재규의 행위를 부마 시민혁명이라는 틀에서 다시 해석한다. 이 문장은 그가 사건의 행위자와 결과를 바라보는 기준을 압축한다. 책은 이 해석을 통해 김재규 행위의 역사적 의미를 다시 검토한다.
책은 4·19학생의거와 5·18광주민주항쟁, 1987년 6월항쟁, 2016년 촛불혁명까지를 부마항쟁 이후의 민주화운동 흐름 속에 놓는다. 부산·마산의 시민항쟁을 한국 민주주의의 연속된 역사 안에서 이해하려는 구성이다. 최근의 빛의 혁명까지 언급하며 민주주의의 계보를 현재로 끌어온다. 부마항쟁을 이 흐름의 원점으로 보는 것이 저자의 시선이다.
마지막에는 5·16쿠데타부터 6월항쟁까지를 망라한 연표를 실었다. 1961년부터 1988년 2월까지 27년의 주요 사건을 담은 연표는 130쪽 분량으로, 부마 시민혁명의 배경과 이후 전개를 함께 정리한다. 1979년 10월에만 머물지 않고 박정희 시대 전체를 시간축으로 펼쳐 보이는 장치다.
김용옥은 고려대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동양 고전과 한국 근현대사를 주제로 저술과 강연을 이어왔다. 이 책에서는 동학, 유신독재, 부산의 노동·기독교운동, 부마항쟁을 한 흐름으로 묶어 자신의 사관을 드러낸다. '도올이 본 한국독립운동사 10부작' 이후 이어온 한국 근현대사 탐색도 저자 소개에 담겼다. 저자의 동학 경전 번역과 해설 작업도 이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다.
△ '도올이 본 부마 시민혁명'/ 김용옥 지음/ 416쪽
ar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