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호 한길그레이트북스 대표(가운데)가 간담회 청중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30년간 빚어낸 200권, 누적 판매량 100만권
한길그레이트북스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원전을 완역한다는 원칙으로 한길사가 동·서양 고전을 번역해 국내에 소개한 시리즈다. 화이트헤드의 ‘관념의 모험’이 첫 권이었고, 100권째는 아서 단토의 ‘일상적인 것의 변용’이었다.
이번 200권째 책은 존 벨라미 포스터의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로, 200권 돌파까지 30년이 걸린 셈이다. 그간 찍어낸 한길그레이트북스 시리즈는 누적 100만권에 이른다.
한길그레이트북스는 한국 인문학의 역량을 총동원하는 한길사의 출판운동이기도 하다. 동서고금의 고전과 명저들을 원전에서 번역하고 충실한 해설을 붙여 소개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인터넷이 보급되던 시기에 출범한 한길그레이트북스는 스마트폰과 인공지능(AI)의 등장을 거치며 여정을 이어왔다.
한길사는 한길그레이트북스 해설집을 세 차례 출간했다. 100권을 맞아 처음 ‘가자, 고전의 숲으로!’를 펴냈고, 120권 폴 리쾨르의 ‘해석의 갈등’을 펴내면서 새로 꾸민 개정증보판을 펴냈다. 그리고 이번 200권 돌파를 기념해 ‘한길그레이트북스 컬렉션 200’을 세 번째 해설집으로 발간했다.
이날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옮긴이로 간담회에 참석한 김선욱 숭실대학교 명예교수는 “철학이나 인문학과 같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이 없을 때는 과학도 존재할 수 없다”면서 “AI 시대에 인문학의 가치와 그레이트북스의 존재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긴다”고 했다.
◇베스트셀러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실제로 한길그레이트북스 200권 가운데 가장 많은 독자가 찾은 책은 제81권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다. 나치를 피해 미국에 망명한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뉴요커’의 특파원으로 1960년 예루살렘에서 열린 나치 전범 아이히만 재판을 방청했다.
아렌트는 생각하기를 멈추고 규칙만을 따른 아이히만의 모습을 보고 현대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악의 형태, ‘악의 평범성’을 발견했다. 인간답게 살아가는 실천철학을 제시한 ‘인간의 조건’은 한길그레이트북스 누적 베스트셀러 3위에 올랐다.
2위와 6위는 인간 사고의 구조를 밝힌 인류학자 클로드 레비스트로스의 대표 저작들이다. ‘슬픈 열대’는 브라질 인디언들의 풍속을 직접적으로 다루는 민속지이자 레비스트로스의 자서전이다. ‘야생의 사고’는 미개인의 사고에 내재된 논리구조를 드러내 문명인의 사고와 미개인의 사고가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서구인의 환상을 해체한 기념비적 저작이다.
한편 이번에 제200권으로 발간된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는 먼슬리 리뷰 편집장이자 미국의 진보적 사상가인 존 벨라미 포스터의 저서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류세의 첫 지질시대를 자본기라 부르자고 제안한다. 오늘날 자연파괴의 원인은 인간 본성이 아니라 특정한 체제이며, 체제가 만든 파괴라면 우리가 체제를 바꿈으로써 멈출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사진=한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