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화장실 국가유산된다…100년 넘은 해우소 3곳 지정 예고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04일, 오후 03:17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국가유산청은 ‘순천 선암사 측간’, ‘영월 보덕사 해우소’, ‘합천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 등 사찰 해우소 3개소를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국가유산청)
(사진=국가유산청)
세 해우소는 모두 지붕 종도리 하부의 상량 묵서를 통해 건립 시기가 명확히 확인된다. 보덕사 해우소는 1882년, 해인사 국일암 해우소는 1910년에 건립됐다. 선암사 측간은 1920년대 이전에 건립돼 1928년 수리된 것으로 확인된다. 세 곳 모두 건립 이후 100년 넘게 원래의 자리와 형태를 지키며 현재도 사용 중이다. 전통 방식의 해우소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어 희소성 있는 사찰 생활유산으로 평가된다.

건축적으로 세 해우소는 모두 경사지를 이용해 앞면은 단층, 뒷면은 중층 누각식으로 조성해 통풍과 채광에 유리하게 설계됐다. 문 없이 가슴 높이의 칸막이만 두는 개방형 구조와 눈높이에 맞춘 살창(가는 나무를 일정한 간격으로 세워 빛과 바람을 통하게 하는 창)을 통해 채광·환기와 조망을 함께 고려했다.

해우소는 ‘칠당가람’(七堂伽藍)의 하나인 동사(東司)로서 수행공동체 생활문화의 핵심 공간이었다. 분뇨를 왕겨·낙엽 등과 함께 발효시켜 밭의 거름으로 되돌리는 전통 방식은 자원 순환의 지혜를 보여준다. ‘해우소’(解憂所)라는 이름 자체도 근심을 내려놓는다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30일간의 예고기간 동안 의견을 수렴한 후 국가유산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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