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개최된 200권째 신간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가 진행되고 있다. 2026.08.04 © 뉴스1 김정한 기자
출판사 한길사가 인문학 고전 시리즈인 '그레이트북스' 200권째 신간을 출간했다. 1996년 첫 권을 낸 지 30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4일 서울 마포구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개최된 200권째 신간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는 30년 동안 쉬운 길을 마다하고 인문 고전을 지켜온 한길사의 노력이 주목을 받았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그레이트북스 200권 달성은 출판사 혼자가 아닌 사회와 독자가 함께 이룬 성과"라며 "AI 시대를 제대로 통솔하기 위해서는 던지는 질문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대중적이지 않은 책을 만들며 언제 가장 큰 고비를 맞았고 어떻게 극복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1998년 IMF 외환위기와 최근 10여 년간 이어진 독서율 저하를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며 "특히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람들이 종이책에서 멀어지면서 심각한 인문학적 위기가 찾아왔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그럼에도 시리즈를 계속 이어올 수 있었던 힘은 '반드시 읽혀야 하는 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에 따르면, 비즈니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작업도 포기하지 않았다. 또한 '한나 아렌트'의 저작처럼 시대를 뛰어넘어 독자들에게 꼭 필요한 화두를 던지는 고전들이 꾸준히 사랑받으며 버팀목이 되어줬다.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 (한길사 제공)
1996년 첫 책 '관념의 모험' 이후 200번째로 나온 서적은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다. '인류세 시대의 자본주의'는 생태마르크스주의 학자 존 벨라미 포스터가 기후위기와 생태적 파국의 근본 원인을 자본주의 체제에서 찾는다. 저자는 지구 환경을 변형시킨 주체가 단순한 '인류 일반'이 아니라, 이윤 축적을 추구하는 자본주의 논리임을 밝힌다. 마르크스의 '물질대사 균열' 개념을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붕괴로 확장하며, 생태 파국을 막을 해법은 자본주의를 넘어서는 체제 전환과 생태혁명뿐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간담회에서는 현 현대 사회에서 인문학이 처한 현실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한나 아렌트의 저작을 번역한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 인문학이 국가와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소외당하고 있는 현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는 "요즘 같은 AI 시대에는 질문마저 인공지능에 맡겨버리는 '사유의 외주화'가 일어난다"며 "인문학이 국가 정책에서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바라보기 힘들다"고 개탄했다.
그는 정답이 없는 질문을 던지고, 그 고민을 견뎌내는 과정이야말로 인문학의 핵심인데 사회가 이를 소홀히 다루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답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사라지면 과학과 사회의 발전도 멈출 것이라며, 인문학 고전을 읽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길사는 앞으로도 느리지만 깊이 있는 종이책을 계속 만들어갈 계획이다. AI가 답을 찾아주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종이책과 고전의 가치를 더욱 빛나게 하는 용기를 내주고 있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