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 '최후의 만찬'은 왜 완성 직후부터 훼손됐나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05일, 오전 09:01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의 화가로 굳어진 레오나르도를 사생아, 군사기술자, 관찰자라는 여러 궤적으로 다시 따라간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의 화가로 굳어진 레오나르도를 사생아, 군사기술자, 관찰자라는 여러 궤적으로 다시 따라간다. 스기마타 미호코는 탄생부터 죽음까지의 생애와 회화·조각·해부학·건축·병기 개발·비행 연구를 함께 엮었다.

책은 소년기·청년기·장년기·만년으로 나눈 생애와 주요 작품, 스케치, 다양한 업무를 두 축으로 구성했다. 다빈치의 대표작과 육필 원고, 미완의 기마상과 군사 기술 구상을 한 흐름에서 살피며 한 인물을 둘러싼 통념을 좁혀 본다.

책은 그 폭넓은 관심을 만능 천재라는 한마디로 정리하지 않는다. 빈치 마을의 유소년기, 베로키오 공방에서의 수업, 밀라노와 피렌체·로마·프랑스로 이어진 행적을 따라가며 당대의 후원자와 동료, 경쟁자 사이에서 일한 시간을 짚는다.

화가와 군사기술자 사이의 이력…작품에 남은 실험과 경쟁
레오나르도의 수천 쪽 육필 원고에는 화가의 명성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작업들이 남아 있다. 이동식 다리와 전차, 투석기 같은 군사 기술부터 날갯짓을 위한 고안, 지도와 토목 공사, 인체 비례와 의상 소도구 데생까지 관심의 범위가 넓다.

루도비코 스포르차에게 보낸 자기 추천장은 레오나르도의 다른 면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편지 대부분은 이동식 다리와 전차, 성벽을 무너뜨리는 투석기 등 군사 기술을 적었고, 회화와 조각은 끝부분에 덧붙였다.

이력의 무대는 작업실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체사레 보르자 휘하에서 건축 기술 총감독으로 일했고, 베네치아에서는 군사 고문이 되기 위한 길을 모색했다. 메디치 가문과 프랑수아 1세, 체사레 보르자 등 여러 후원자와 권력자가 등장하는 이유도 이 다층적인 역할에 있다.

회화에서도 완성작만을 앞세우지 않는다. '동방박사의 경배', '암굴의 성모', '성 안나와안나와 성모자', '레다와 백조'와 함께 밑그림과 소송, 미완으로 남은 작업을 배치해 제작 과정의 굴곡을 보여준다.

밀라노 시기의 '청동 말'은 그 굴곡을 압축한 사례다. 루도비코 스포르차의 아버지를 기리는 기마상은 높이 7.2m의 원형 모형까지 공개됐지만, 전쟁 위기 속에 청동이 대포 제작용으로 페라라로 옮겨지면서 끝내 완성되지 못했다.

'최후의 만찬'은 산타 마리아 델레 그라치에 성당 식당 벽에 그려졌다. 레오나르도는 프레스코 대신 템페라와 유화물감을 섞은 방식을 택했고, 그 결과 완성 직후부터 곰팡이가 피고 물감이 벗겨지는 문제가 생겼다.

책은 대표작의 명성과 함께 이런 기술적 선택의 결과를 놓는다. 최근 대대적 보수로 오염과 수도사들의 덧칠을 제거해 제작 당시 모습에 가까이 복원했다는 대목도, 작품이 거쳐 온 시간을 함께 보여준다.

'모나리자'의 미소는 또 다른 질문을 던진다. 중세 기독교 윤리관이 미소와 웃음을 죄악시하던 시대에 리사 델 조콘도의 은은한 미소를 초상화에 담은 선택은, 초상화가 근엄해야 한다는 관습과 맞닿아 있다.

피렌체에서는 미켈란젤로와의 벽화 경쟁도 다룬다. '앙기아리 전투'와 '카시나 전투'의 맞대결에 라파엘로까지 피렌체에 모이며 르네상스 3대 거장이 같은 도시에 자리한 장면을 생애사 안에 넣었다.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의 화가로 굳어진 레오나르도를 사생아, 군사기술자, 관찰자라는 여러 궤적으로 다시 따라간다.

사생아에서 관찰자로 이어진 시선
레오나르도는 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은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공증인 조합 규약상 가업을 이을 수 없었다. 아버지 세르 피에로가 피렌체로 옮겨 생활하고, 어머니 카테리나도 재혼한 뒤 그를 거의 돌보지 않았다는 서술은 그의 어린 시절을 둘러싼 조건을 전한다.

그는 안토니오 할아버지와 프란체스코 삼촌의 보살핌 속에서 빈치 마을의 자연을 접했다. 이후 피렌체의 베로키오 공방에서 수업하며 화가의 길로 들어섰고, 관찰과 스케치는 회화 밖의 관심사로도 뻗어 나갔다.

길에서 만난 독특한 얼굴을 오래 따라가며 스케치했다는 일화와, 왼손으로 글자를 거꾸로 쓰는 거울 문자는 관찰 방식의 단면이다. 여성의 머리와 식물·풍경·동물, 기이한 용모의 사람들, 아기까지 담은 스케치 목록도 이 시선을 이어간다.

저자는 가나가와현 출신으로 여자미술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이탈리아에서 유학했고, 피렌체 미술 아카데미를 졸업했다. 글과 그림을 함께 작업한 '일러스트로 읽는 르네상스의 거인들' 등을 펴냈다.

△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 스기마타 미호코 지음/ 서수지 옮김/ 152쪽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이야기'는 '모나리자'와 '최후의 만찬'의 화가로 굳어진 레오나르도를 사생아, 군사기술자, 관찰자라는 여러 궤적으로 다시 따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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