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숨의 산소와 날숨의 이산화탄소는 호흡을 설명하는 가장 익숙한 짝이지만, 둘이 곧바로 서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산소와 포도당, 그리고 물질대사의 신기원'은 우리가 호흡할 때 산소가 이산화탄소로 바뀐다는 통념에서 출발해 포도당·산소·전자의 흐름으로 물질대사의 역사를 짚는다. 김홍표 아주대 약대 교수는 식물의 광합성과 동물의 호흡을 잇는 화학 반응을 따라 생명체가 에너지와 물질을 다루는 원리를 풀어낸다.
들숨의 산소와 날숨의 이산화탄소는 호흡을 설명하는 가장 익숙한 짝이지만, 둘이 곧바로 서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음식물을 산화하며 나오는 이산화탄소에는 물 속 산소가 적지 않게 섞이고, 들숨의 산소는 대사 과정에서 대개 물이 된다. 이 책은 이 차이에서 출발해 물질대사를 전자와 수소의 이동으로 다시 본다.
식물은 물을 깨 전자와 수소를 얻고, 이를 탄소와 결합해 포도당과 산소를 만든다. 동물은 포도당을 분해해 전자와 수소를 얻으며 에너지를 만들고 이산화탄소와 물을 남긴다. 저자는 이 반대 방향의 반응을 생명체가 공유하는 순환의 기본 틀로 놓고, 광합성 생명체의 출현이 지구 대기와 생명체의 모습을 바꾼 과정을 따라간다.
첫 장 '화학하는 식물'은 약 4억 2000만 년 전 육상에 등장한 식물과 특수대사산물을 다룬다. 식물은 독과 향기, 색소와 호르몬을 만들어 포식자를 막고 곤충을 불러들이며 자외선과 건조한 환경에 적응했다. 마름, 버섯, 캣민트, 비트, 카페인과 니코틴 같은 사례가 포도당에서 파생되는 화학 물질의 다양성으로 이어진다.
제2장 '포도당은 보편타당'과 제3장 '도 포도당은 걷는다'에서는 포도당이 대사의 중심 연료가 된 이유를 묻는다. 포도당은 인산화와 분해를 거쳐 두 분자의 삼탄당과 피루브산으로 이어지고, 활성초산은 크레브스회로로 들어간다. 탄소가 붙고 떨어지고 전자가 오가는 과정을 따라가며 복잡한 대사경로를 몇 가지 화학 원리로 정리한다.
중반부는 생명이 만든 분자를 인간이 어떻게 분리하고 구조를 밝혀냈는지 살핀다. 미량분석법, 분광학, 크로마토그래피를 통해 엽록소·카로티노이드·테르펜·스테로이드의 구조를 추적하고, 알칼로이드 장에서는 모르핀·니코틴·카페인·퀴닌·칭하오를 통해 식물과 동물 사이의 화학적 관계를 다룬다.
후반부의 중심에는 산소가 있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며, 동물 세포는 37단계를 거쳐 이를 만든다. 콜레스테롤 1분자를 만드는 데 산소 11분자가 든다는 대목은 산소가 세포막과 대사 체계에 끼친 변화를 보여준다. 카베올라와 미토콘드리아, 엽록체의 역할도 이 흐름 안에 놓인다.
마지막 장은 산화·환원 반응과 NAD(P), 피로인산, ATP를 묶어 생명체가 화학반응을 한 방향으로 진행하는 원리를 설명한다. 알려진 대사반응의 거의 40퍼센트가 전자를 주고받는 산화·환원 반응이라는 점도 제시한다. 포도당에서 나온 전자가 산소로 흐르는 과정은 에너지 생산과 연결된다.
김홍표 교수는 생약학·천연물화학·세포생물학을 연구하고 강의해왔으며, 미국 피츠버그대와 하버드대에서 헴 대사와 세포막 신호전달을 연구했다.
△ '산소와 포도당, 그리고 물질대사의 신기원'/ 김홍표 지음/ 4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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