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처럼 주장하고, 변호사처럼 반박하고"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05일, 오전 09:01

책은 하나의 쟁점에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곧바로 결론 내리기보다, 서로 다른 논리와 반론을 끝까지 살피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법으로 배우는 논술'은 역사적 사건과 현대 사회의 딜레마 12가지를 따라가며 사건 읽기부터 판결문 쓰기까지 여섯 단계로 사고 과정을 훈련한다. 곽한영 부산대학교 일반사회교육과 교수가 읽기·토론·글쓰기를 연결해 스스로 판단의 근거를 세우도록 구성했다.

책은 하나의 쟁점에서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 곧바로 결론 내리기보다, 서로 다른 논리와 반론을 끝까지 살피는 과정에 초점을 둔다.

다루는 사건은 조난 선박에서 다수를 살리기 위해 한 사람을 희생시킨 미뇨넷호 사건, 뱅상 윔베르의 안락사 사건, '레미제라블' 장발장의 빵 절도와 19년형을 다시 심리하는 가상 재판 등이다.

의대 입시의 소수자 우대와 역차별, 종교적 신념과 의무교육, 절차를 어긴 수사와 증거 능력도 토론의 소재가 된다. 아돌프 아이히만 재판에서는 패전국 군인을 전쟁범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윌리엄스 사건에서는 불법으로 얻은 증거를 법정에서 쓸 수 있는지를 각각 묻는다.

실제 사건과 현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사건, 문학 작품 속 가상 재판을 함께 배치해 쟁점의 범위를 넓혔다. 각각의 장은 법적 판단이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가치에 맞닿는 장면을 보여준다.

각 장은 '사건 개요'로 배경과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당사자 인터뷰'에서 사건 속 인물의 관점을 가상 인터뷰 형식으로 마주한다. 이어 '법정 토론'에서 검사와 변호사, 또는 원고와 피고 측 변호사가 세 차례씩 공방을 벌이며 주장과 근거, 반론을 나눠 제시한다.

독자는 양측의 언어를 비교하면서 사건의 핵심이 어디에 놓였는지 추적한다. 한쪽 주장을 먼저 고르는 방식이 아니라, 반대편의 근거까지 살핀 뒤 자신의 판단을 세우는 구조다. 같은 사건도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가치에 따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활동 전체에 반영했다.

'내 생각 정리하기'에서는 본격적으로 판결문을 쓰기 전 핵심 쟁점과 자신의 입장을 간단히 가다듬는다. 이어 '판결문 쓰기'에서 판사의 자리에 서서 주문과 판결 이유를 작성하며 판단을 한 편의 글로 완성한다.

마지막 '사건 설명'은 실제 판결과 이후의 사회적 논의를 짚어 앞서 세운 판단을 다시 검토하게 한다. 독해에서 토론을 거쳐 글쓰기로 나아가는 여섯 단계는 각 사건마다 같은 순서로 반복된다. 결론보다 판단에 이르는 과정과 그 근거를 문장으로 드러내는 데 무게를 둔 구성이다.

△ 법으로 배우는 논술/ 곽한영 지음/ 33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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