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민철 "동작만으론 안 되더라…마린스키서 '연기'의 힘 배워"(종합)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06일, 오후 02:05

마린스키 발레단 퍼스트 솔리이스트인 전민철 발레리노가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서 참여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6.8.6 © 뉴스1 최지환 기자
"모든 무용수가 무대는 물론 리허설에서도 자신이 맡은 인물을 온몸으로 연기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어요. 정말 큰 충격을 받았죠. '동작만으로는 안 되는구나, 감정이 무척 중요하구나'를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발레계 아이돌'로 불리는 전민철(22)이 지난해발레 종가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뒤 가장 크게 배운 것으로 '연기'를 꼽았다.

6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유니버설발레단·예술의전당 공동 기획 공연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는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과 전민철이 참석했다. 이번 공연에서 객원 주역으로 나서는 그는 지크프리드 왕자 역을 맡아 국내 관객과 만난다.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 후 가장 큰 변화에 대해 그는 "춤보다 제 삶이 먼저 바뀌었다"며 "사는 환경도, 사람도, 연습실도 모두 바뀌면서 일상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연습실에서 살다시피 했지만, 러시아에서는 공연을 보러 다니며 영감을 얻을 시간이 많아졌다"며 "상트페테르부르크라는 도시 자체가 주는 영감이 크고, 그런 시간이 결국 제 춤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백조의호수' 2막 백조&흑조 군무ⓒPhotographer Lyeowon Kim(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백조의 호수'의 가장 큰 매력은 백조의 아름다움"
'백조의 호수'는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과 함께 고전 발레 3대 명작으로 꼽힌다. 호숫가 장면의 백조 군무와 어릿광대의 고난도 테크닉, 발레리나의 32회 푸에테 등 고전 발레의 정수를 담아 시대를 초월해 사랑받는 작품이다.

전민철은 "'백조의 호수'는 어릴 때부터 무척 애정해 온 작품"이라며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뒤에도 가장 많이 본 발레다, 볼 때마다 백조의 말이 들리고, 왕자의 말이 들린다"고 했다.

그는 이 작품의 가장 큰 매력으로 "백조의 아름다움"을 꼽았다. "객석에서 바라본 마린스키 발레단의 백조 군무는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된다"며 "특히 1막 2장에서 백조들의 움직임이 가장 아름답게 표현되는 것 같다, 제가 너무 애정하는 장면"이라며 웃었다.

지크프리드 왕자를 준비하며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에 대해 "감정과 이야기의 흐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백조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흑조와의 만남, 3막까지 왕자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어떤 동작과 손짓으로 가장 설득력 있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2026 예술의전당&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8.6 © 뉴스1 최지환 기자

문훈숙 단장 "전민철 폭풍 성장 자랑스러워"
문훈숙 단장은 전민철과의 인연에 대해 "선화예고 시절에 폭풍 성장해 눈을 뗄 수 없는 무용수였다"며 "마린스키에 간 지 1년도 채 안 됐는데 여러 작품을 거뜬히 소화하는 모습을 보니 자랑스럽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마린스키로 떠나기 전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40주년 기념 공연 '라 바야데르'에서 첫 전막 주역을 맡았고, 출국 직전에는 '지젤'도 함께했다"고 덧붙였다.

문 단장은 한국의 젊은 무용수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1984년 유니버설발레단을 창단할 당시만 해도 한국은 발레의 불모지였지만 이제는 세계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며 "우리 무용수들의 테크닉은 매우 뛰어나지만, 앞으로는 연기력을 더욱 섬세하게 연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오는 14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전민철을 비롯해 유니버설발레단의 간판 무용수 홍향기, 이현준, 이동탁과 차세대 주역 이유림, 임선우, 서혜원 등이 출연한다. 전민철은 홍향기(오데트·오딜 역)와 페어를 이뤄 16일과 19일 무대에 오른다.

한편 전민철은 지난해 마린스키 발레단에 퍼스트 솔로이스트로 입단했다. '퍼스트 솔로이스트'는 최고 등급인 프린시펄(수석 무용수) 바로 아래에 위치한 상위 등급이다. 그는 입단 후 불과 1년 만에 '지젤' '로미오와 줄리엣' '라 바야데르' 등에서 잇달아 주역을 맡으며 맹활약하고 있다.

js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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