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전 '예술 학교: 우리가 서로의 학교가 될 때' (아르코 제공)
기존의 미술대학이나 정규 교육기관을 벗어나, 젊은 작가들이 직접 손을 잡고 만든 '자발적 배움터'가 미술관 안으로 들어왔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이 7일부터 9월 27일까지 기획전 '예술 학교: 우리가 서로의 학교가 될 때'를 개최한다.
6일 아르코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시 담당자인 아르코 노해나 과장은 "이번 전시에서는 제도권 교육 체계와 일방적인 전시 시스템에서 벗어나,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형성한 배움과 연구의 네트워크를 '학교'라는 틀을 통해 재조명한다"며 "결과물 중심의 완성된 전시를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고, 작가 간의 친밀한 교류, 실패를 허용하는 실험, 지속적인 설치와 철수 등 과정 중심의 예술 실천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기획전 '예술 학교: 우리가 서로의 학교가 될 때' 전시 전경. 2026.08.05 © 뉴스1 김정한 기자
이어 "이를 통해 독립적인 예술 콜렉티브와 신생 공간의 복합적 활동을 하나의 유기적인 학습 생태계로 시각화한다"며 "동료성과 배움이라는 매개로 미술계의 기존 환경에 던지는 새로운 대안적 가능성을 제안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제도권 학교의 한계와 졸업 후 겪는 현실적 어려움을 스스로 극복하려는 젊은 창작자들의 자구책에 주목한다. 2000년대 이후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젊은 작가들은 기존 기관에 의존하기보다 동료들과 모임을 만들어 서로의 기술과 지식을 나눠 왔다. 미술관은 이러한 자율적인 모임과 집단을 하나의 대안적인 '학교'로 바라본다.
전시에는 총 8개 팀, 42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제1전시실에서는 인터넷 공간에서 미술을 논의하는 'PIE', 작가들이 번갈아 가며 작품 설치를 실습하고 과정을 공개하는 '모크캠프', 서로의 작업에 반응해 작품을 고른 '행복반', 만화를 매개로 공동 책자를 만든 '쿠로다'의 작업이 펼쳐진다.
기획전 '예술 학교: 우리가 서로의 학교가 될 때' 전시 전경. 2026.08.05 © 뉴스1 김정한 기자
이어 제2전시실에서는 배움의 과정을 인터뷰와 콜라주로 표현한 '큐레이팅 스쿨 서울', 관객과 글을 주고받는 'YPC×학회쥐', 다양한 미술 재료와 데이터를 연구한 '머터리얼 라이브러리', 관객이 예술 자료를 자유롭게 읽을 수 있도록 거실 형태로 꾸민 '버드콜'을 만날 수 있다.
참여 인원도 많고 작품도 다수여서 전시가 다소 산만해 보이는 점은 있다. 하지만 그만큼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하다. 맥락 없는 자유로움은 아니고, 뭔가 절제되어 보이는 자유로움이다. 젊은 작가들의 정제되지 않아 보이는 다양한 의도는 오히려 풋풋하고 창의적인 도전으로 다가온다. 더구나 기술 발달과 함께 점점 각박해져가는 인간관계 속에서도 스스로 고립이 아닌 '협력'을 지향하고 '동료'를 찾으며 '배움터'를 지향하는 자세는 대견하다. 여기에 전시 곳곳에 관람객들과의 소통을 배려한 점도 주목된다.
전시 기간에는 관객 및 동료들과 소통하는 리딩클럽, 워크숍 등 20여 개의 소모임 프로그램도 함께 열린다.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청년 예술가들이 겪는 고립감을 연대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를 잘 보여준다. 지원금이나 기존 제도의 틀에만 매달리지 않고, 동료를 직접 찾아 나서며 배움을 확장하는 이들의 활동은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예술이 거창한 이론에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을 잇는 따뜻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