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 '나가이 가후 문학상' 수상…韓 최초 일본 종합 문학상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07일, 오후 01:29

2026 나가이 가후 문학상 수상작'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의 일본판 표지.
일본어판 제목은 ‘소리내어 부르고, 말하면 된다’.(이야기장수 제공)

창작자 이랑이 일본의 권위 있는 종합 문학상인 '나가이 가후 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7일 출판사 '이야기장수'에 따르면, 작가이자 뮤지션인 이랑은 에세이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일본어판 제목: '소리내어 부르고, 말하면 된다')로 '나가이 가후 문학상'을 수상하고 상금 100만 엔(약 897만 원)을 받게 됐다.

한국 국적 작가가 일본 문학상을 받은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언어와 국가의 벽을 넘어 국내 작가의 작품이 일본 문학계 정상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쾌거다. 특히 이번 심사에서는 일본의 저명한 사상가 아즈마 히로키, 아쿠타가와상 수상자인 소설가 이도가와 이코, 논픽션 분야의 거장 사와키 고타로, 여러 예술 영역에서 활동하는 가게야마 기쇼다이 등 각 분야의 대표 작가들이 대거 경합을 벌인 끝에 이랑 작가가 최종 수상자로 결정됐다.

수상작은 3대에 걸친 여성들의 삶을 다룬다. 작가는 가족과 사회가 더한 폭력,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진 상처를 사실 그대로 담아냈다. 특히 사회적 압박 속에 삶을 마감한 언니의 죽음을 '소진사(消盡死)'라 이름 붙이며 깊은 울림을 전했다.

2026 나가이 가후 문학상 수상작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의 한국판 표지 (이야기장수 제공)

이 책은 한국보다 일본에서 먼저 출간되어 수일 만에 초판 5000부가 완판됐다. 국내에서도 출간 8일 만에 4쇄를 찍으며 에세이 부문 1위에 올랐다.

나가이 가후 문학상은 일본 근대문학 거장의 뜻을 기려 지난해 이치카와시와 문예지 '미타문학'이 제정했다. 장르 구분 없이 1년간 일본에서 나온 모든 작품을 대상으로 평가한다.이번 심사를 맡은 소설가 가네하라 히토미는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끝까지 펼쳐볼 책"이라고 극찬했고, 나카무라 유코 감독 역시 "삶의 빛이 되어줄 작품"이라 평가했다.

한국 문학은 그동안 소설 중심으로 해외에 알려졌다. 이번 에세이 작품의 수상은 한국 문학의 지평을 한 단계 넓힌 셈이다. 개인의 아픔을 사회적 맥락으로 끌어올린 이랑 특유의 진솔함이 일본 독자들의 마음까지 움직였다.

시상식은 11월 2일 일본 이치카와시에서 열린다. 이랑 작가와 출판사 이야기장수 관계자가 참석한다. 자세한 심사평은 9월 29일 나올 '미타문학' 제165호에 수록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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