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전 EBS '만나고 싶습니다'에 함께 출연했던 강수진(오른쪽) 전 국립발레단 단장과 김주원 신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만나고 싶습니다' 방송 캡처).
두 사람의 발레 인생은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세계 무용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 꼽히는 ‘브누아 드 라 당스’. 한국 여성 무용수 가운데 이 상을 받은 사람은 강수진과 김주원, 단 두 명뿐이다. 강수진이 1999년 한국인 최초의 수상자로 역사를 썼고, 2006년에는 김주원이 그 뒤를 이었다. 그리고 이제는 국립발레단 단장 자리까지 차례로 이어받으며 또 하나의 공통점을 만들었다.
평행이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두 사람은 발레계에서 ‘지독한 연습벌레’로 통했다. 강수진은 하루에도 수천 번 토슈즈 끝으로 서는 연습을 거듭해 물집과 상처로 뒤덮인 발 사진이 공개되며 화제를 모았다. 김주원 역시 하루 12시간 이상을 연습실에서 보내며 스스로를 단련한 무용수로 유명하다. 화려한 무대 뒤에는 하루도 거르지 않은 치열한 연습이 있었다는 점도 꼭 닮았다.
두 사람은 무용수의 전성기는 짧다는 편견도 함께 넘어섰다. 강수진은 50세에 비로소 은퇴했고, 김주원 역시 40대에도 현역으로 무대에 오르며 자신만의 춤을 이어왔다. 나이가 들면 춤도 끝난다는 고정관념 대신 경험과 깊이로 무대를 채워온 것이다.
김주원 국립발레단 신임 단장 겸 예술감독(사진=이데일리 DB).
객석에서 시작된 동경은 세계 무대를 거쳐 국립발레단으로 이어졌다. 김주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지젤’의 대명사가 됐고, 이제는 자신이 평생 닮고 싶었던 선배의 뒤를 이어 국립발레단을 이끌게 됐다. 우연처럼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한국 발레의 역사를 함께 써 내려온 하나의 평행이론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