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들으며 변한다"…'말하는 몸'에서 '듣는 몸'으로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08일, 오전 07:01

'심장 듣기'는 말하기의 뒤편에 놓였던 듣기를 능동적 행위로 다시 세우는 유지영의 산문집이다.

'심장 듣기'는 말하기의 뒤편에 놓였던 듣기를 능동적 행위로 다시 세우는 유지영의 산문집이다.

듣기는 귀로 소리를 인식하는 청음과 구별된다. 저자는 들려온 말에 의미를 풀이하고 소화하려는 주체의 의지가 더해질 때 듣기가 시작된다고 본다.

말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단순한 수용자가 아니다. 화자의 말을 해석해 내면에 쌓거나 다시 밖으로 꺼내며, 그 과정에서 화자와 청자의 위치도 바뀔 수 있다.

이 산문집은 듣기를 처음 인식한 순간, 그 의미를 오인했던 시간, 다시 듣기의 본질을 깨닫는 순간을 19편에 나눠 담았다. 1부 '나의 듣는 사람에게', 2부 '타인 속으로 들어가는 일', 3부 '약하고 흔들리고 뒤돌아보는'으로 구성했다.

1부에서는 연인과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일상에서 마주한 소통의 벽을 다룬다. 작은 목소리와 불가해한 신호 앞에서 저자는 들어야 비로소 들리고, 들려야 관계가 이어진다는 감각을 되짚는다.

2부는 듣지 않는 사회의 장면으로 범위를 넓힌다. 12월 3일 국회 앞, 2016년과 2026년의 강남역, 무안공항에서 만난 시민과 여성, 유가족의 목소리를 따라 문제 해결의 전제로서 듣기를 살핀다.

'듣는 일'과 '들어주는 일'의 차이도 주요한 물음이다. 자신을 지우고 상대의 의중에 맞추거나 분위기를 깨지 않으려는 '착한 듣기'는 의사소통을 왜곡하고 내면의 성숙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3부에서는 외부의 무례와 폭력성, 자기 안의 불안을 마주한 시간을 돌아본다. 우울증 약과 작별한 뒤의 일상과 자기혐오를 견디는 경험을 통해, 타인을 받아들이는 일이 자신을 다시 발견하는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지영은 2016년부터 기자로 일하며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공저했다. '심장 듣기'는 한 사람만 사라지거나 한 사람만 두드러지지 않는 대화가 무엇인지, 청자로 존재하는 일의 자리를 다시 묻는다.

△ 심장 듣기/ 유지영 지음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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