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생명의 아름다움 탐색"…민중미술 거장 강요배 '소소, 반색'전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12일, 오전 08:15

강요배 '소소, 반색'전 포스터 (학고재 제공)

제주 4·3사건 등 한국 현대사의 굴곡을 묵직한 필치로 그려온 민중미술의 거장 강요배 작가가 거대한 역사적 담론에서 벗어나 우리 주변의 보잘것없는 생명들을 따뜻하게 품어내는 신작들을 공개한다.

학고재는 9월 12일까지 강요배 작가의 개인전 '소소, 반색'을 개최한다. 4년 만에 학고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오랫동안 터전으로 삼아온 제주의 풍광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작고 미미한 존재들을 따뜻하게 반기는 시선을 담았다.

민중미술 1세대로 꼽히는 작가는 거대한 역사적 비극을 다룰 때조차 풍경을 단순한 배경으로 쓰지 않고 세월을 증언하는 주체로 다뤄 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거장만의 시선이 커다란 자연이나 역사에서 주변의 한 그루 나무, 떨어지는 열매, 길고양이 같은 미시적인 존재에게로 자연스럽게 이동했음을 보여 준다.

작가는 거친 날이나 온화한 날처럼 삶의 다양한 모습이 있듯 그림에도 여러 감정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신작들은 철학적 이론이나 구호로 메시지를 강요하는 대신, 인간과 자연이 서로 얽혀 공존하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깨닫게 만든다.

기후 재난과 불안이 일상이 된 오늘날, 그가 건네는 안부는 환경 고발보다 훨씬 더 강력한 울림을 준다. 웅장한 역사 소설을 써내려가던 대가들이 삶의 끝자락에서 소박한 수필로 돌아오듯, 작은 존재들을 향해 다정하게 손을 내미는 작가의 조용한 화법은 각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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