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제는 왜 다 똑같을까… 전국에 벚꽃 축제만 53개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12일, 오전 11:05

[이데일리 김은아 기자] 같은 꽃, 같은 메뉴의 푸드트럭, 같은 가수의 축하 공연… 지역 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이 한번쯤 느껴봤을 기시감이다. 이러한 차별성 없는 비슷한 축제의 난립은 오히려 축제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왔다.

야놀자리서치가 11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개최한 ‘한국 대표축제 평가’ 세미나에서 야놀자리서치 장수청 원장은 한국 축제 현황과 문제점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했다.
강원도에서 열린 지역축제 모습(사진=연합뉴스)
강원도에서 열린 지역축제 모습(사진=연합뉴스)
현재 전국에서 축제는 1년간 열리는 축제는 1542개로, 역대 최대다. 특히 최근 증가세는 급격하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과 대비하면 300개 이상의 축제가 생겼다. 총 축제 예산도 6년간 1.8배가 늘어, 축제당 평균 예산이 4억원에서 5.2억원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내실은 부족하다. 지역주민 참가율은 점차 감소해 2019년에 비해 9.6% 낮아졌다. 무엇보다 관광객 지출액이 축제를 만드는데 투입한 총예산에 미치지 못하는 ‘축제적자’ 현상이 심각하다. 2024년 45개 문화관광축제를 분석한 결과, 관광객 지출이 예산을 상회한 축제는 9개에 불과했다.

축제만의 독보적인 콘텐츠가 부재한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대부분 축제가 특산물·로컬푸드, 꽃, 야간 등 특정 주제로 쏠려있다. 특히 벚꽃축제는 53개에 달했다. 행사가 열리는 장소를 제외하면 차별성이 없는 같은 축제가 전국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야놀자리서치는 문제의 원인으로 수요자(방문객)가 아닌 공급자(지자체) 중심의 논리의 운영 등을 꼽았다. 주최 측이 축제의 성공 여부를 평가할 때, 방문객이 축제에 와서 어떤 경험을 하느냐보다 VIP 내빈객이 얼마나 왔는지를 높게 친다는 것이다. 신규 지자체 단체장이 취임하면 신규 축제가 급증하는 것도 축제를 단체장 성과로 여기는 공급자 중심 사고에서 비롯된다.
해마다 600만명 가량의 사람들이 옥토버페스트를 찾는다. 축제는 다양한 맥주 뿐 아니라 즐길거리를 함께 제공한다. (사진= AFP)
해마다 600만명 가량의 사람들이 옥토버페스트를 찾는다. 축제는 다양한 맥주 뿐 아니라 즐길거리를 함께 제공한다. (사진= AFP)
장수청 원장은 “국내 축제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서는 ‘공급자 중심에서 수요자 중심으로’, ‘양적 확대에서 질적 심화로’, ‘행정논리에서 시장논리로’,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경쟁력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한국의 축제가 독일 옥토버페스트,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미국 코첼라 등과 같은 세계적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그곳에서만 가능한 경험, 확실한 정체성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글로벌 접객력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반복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고 짚었다.

장수청 원장은 “축제는 관광객의 방문 동기를 창출하고, 도시와 국가브랜드를 강화하고, 지역경제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관광산업”이라며 “ 축제는 한국사회의 인구감소·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지역으로 발걸음을 이끌 수 있는 강력한 문화관광 콘텐츠다”라고 말했다.
한국 축제 매력도 지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서울세계불꽃축제.(사진=뉴스1)
한국 축제 매력도 지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한 서울세계불꽃축제.(사진=뉴스1)
◇ 축제 평가지표 ‘한국축제 매력도 지수’ 개발

야놀자리서치는 축제 평가지표 ‘한국 축제 매력도지수’도 발표했다. 이는 소셜 빅데이터 기반의 평가지수로, 축제 평가 중심을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로 옮겨올 때 참고할 수 있는 지수다. 평가지수는 소셜데이터상의 언급량으로 주목도를 측정한 ‘인지도’, AI 감성분석으로 축제 만족도를 분석한 ‘매력도’를 합산해 산출한다.

해당 지수로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의 소셜 빅데이터를 분석해 전국 1452개 축제를 평가한 결과, 서울세계불꽃축제가 1위로 선정됐다. 단 하루 개최되는 행사지만 압도적인 소셜 관심도와 대중적 인지도가 점수를 높였다. 단, 매력도 순위는 7위에 머물렀다. 주목도에 비해 경험 만족도가 부족했다는 평가다. 반면 전북 남원시가 개최하는 춘향제는 매력도 지수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광한루원과 춘향전이라는 지역 고유의 서사와 장소를 반영해 다른 지역에서 재현할 수 없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야놀자리서치는 이번 ‘한국 축제 매력도지수’를 매년 발표해 한국 축제시장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지자체·공공기관·민간 축제 운영기관이 축제 개발과 정책 수립에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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