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15년 전엔 몰랐던 니나의 맥락이 읽혔어요.”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갈매기' 언론공개회에서 배우 임철수(왼쪽)와 전미도가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극단 맨씨어터는 안톤 체홉의 ‘갈매기’를 2011년 무대에 올렸다. 극단 창단 20주년을 앞두고 15년 만에 재공연한다. 김정 연출이 메가폰을 잡았고 임철수, 전미도, 양소민, 이동하, 이대연, 박호산, 황영희, 강진휘, 이은, 권겸민 등 극단의 핵심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전미도는 다시 연극 무대에 서기로 결심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오슬로가 마지막 연극이었고 다시 연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극단 맨씨어터에서 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며 “처음 제안받았을 때는 나이가 많아 못 할 것 같다고 했는데, 대본을 다시 보니 15년 전엔 몰랐던 니나의 맥락이 읽혔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는 배우를 꿈꾸는 순수한 니나를 표현했다면 이번엔 그 순수함 밑에 깔린 갈등과 욕망, 불안함, 어두운 가정환경을 보여준다. 특히 4막에서는 그때보다 풍성하고 깊은 고통스러운 면들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극단 작품이 아니었다면 니나를 다시 하지 않았을 것 같은데 오랜만에 뜨겁게 한번 연극하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
우현주 극단 맨씨어터 대표 겸 배우는 ‘갈매기’를 무대에 올리기로 선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전미도를 언급했다. 우현주는 “20주년을 앞두고 다시 연극 정신을 고양하고 싶어 갈매기를 떠올렸는데, 전미도의 니나를 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전미도의 연기력과 미모가 절정일 때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다른 작품들에서 주연을 맡는 배우인데도 흔쾌히 응해줬다. 좋은 캐스트와 깊이 있는 연출 해석으로 좋은 작품을 얻은 것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15년 전 ‘갈매기’ 초연에 함께한 배우들도 소회를 밝혔다. 황영희는 “첫 제안을 받고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며 “연극은 늘 재밌다. 그때도 재밌었지만 이번에도 즐겁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호산은 “15년 전엔 뜨리고린을 했는데, 이번엔 도른 역할이다”며 “해보니 도른이 원래 제 배역 같더라. 별로 분석할 게 없을 정도로 저와 비슷해서 몸에 잘 붙었다”고 말했다.
과거 ‘갈매기’로 데뷔한 임철수는 이번 작품이 더욱 특별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이 들어서 25살 역할을 맡게 됐는데 신기한 경험”이라며 “스무 살에 갈매기로 데뷔했을 때가 떠오른다. 시간이 지나 너무 좋아하는 선후배 배우들과 좋은 극장에서 다시 작업하는 게 좋다. 벌써 공연이 끝나간다는 게 아쉬워 하루하루 소중하게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드라마 ‘김부장’에 출연해 주목받은 이동하는 자신의 배역에 대해 “(뜨리고린은)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이지만 열심히 하는 것에 비해 모자라고 부족한 인간이라고 생각했다”며 “왜 그렇게 자신을 혐오하고 미워하는지 인물의 성장 과정을 상상해봤는데 결핍을 가졌을 거 같고 회피가 심한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해석을 내놨다.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갈매기' 언론공개회에서 출연진이 공연 일부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초반부에는 다 이상하고 자기 말만 하는 인물들 같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보편적인 인물이 되길 바랐다”며 “니나를 뜨리고린을 짝사랑하는 소녀로만 두지 않고, 예술이 아니어도 상관없이 날아가고 싶어 하는 인물로 그리려 했다”고 덧붙였다.
연극 ‘갈매기’는 오는 31일까지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