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만 팔던 시대 지났다”… 피부과·산후조리원 품고 웰니스 거점 변신하는 호텔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전 08:28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호텔업계가 객실과 식음료(F&B)만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던 전통적인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고 있다. 피부과, 산후조리원 등 호텔 공간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모델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기본 타깃인 숙박객 외에 의료관광객, 산모와 가족, 뷰티·웰니스 관광객 등 새로운 고객층을 호텔로 끌어들이기 위한 전략이다.

롯데시티호텔 마포는 메디컬클리닉 (사진=롯데시티호텔 홈페이지)
롯데시티호텔 마포는 메디컬클리닉 (사진=롯데시티호텔 홈페이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호텔업계는 호텔 공간을 새로운 수요와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으로 재편하고 있다.

롯데호텔 서울은 18년 만에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하면서 기존 객실 일부를 줄이고 피부과 등 의료시설을 포함한 새로운 편의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메인타워 8~9층을 기존 객실 대신 스파·피트니스 등 편의시설 중심 공간으로 전환하고, 피부과 등 의료시설 입점을 추진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의료관광 수요를 호텔 수요로 직접 연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호텔 안에 의료시설을 들이는 시도는 이미 시작됐다. 롯데시티호텔 마포에는 피부과·치과·성형외과 등이 입점한 메디컬 클리닉이 운영되고 있고, 부산 롯데호텔에서도 메디컬센터를 운영한 바 있다. 호텔 측은 투숙객이 호텔 안에서 피부·치과·성형 등 다양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같은 모델은 K뷰티를 경험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전략이다. 의료 시술을 받으려는 관광객 입장에서는 병원과 숙박시설이 가까울수록 이동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시술 전후 일정까지 호텔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호텔 입장에서도 의료서비스 이용객을 숙박·식음료·스파 등 다른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다.

호텔업계가 눈여겨보는 또 다른 고객은 출산·육아 가구다. 워커힐 호텔앤리조트는 지난 7월 프리미엄 산후조리원 트리니티와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워커힐 내 산후조리원 입점을 위한 공간 지원을 비롯해 호텔 인프라와 산후조리 서비스를 결합하고 공동 마케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존 호텔이 확보하고 있는 가족 고객과의 접점을 출산 전후까지 넓히기 위해서다.

워커힐은 그동안 돌잔치 수요가 많은 명월관과 금룡 등을 운영하고 예비 부모를 대상으로 태교 패키지를 선보이는 등 가족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확대해왔다. 여기에 산후조리 서비스를 결합하면 예비 부모 단계부터 출산, 산후조리, 돌잔치까지 고객과의 접점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다.

호텔과 산후조리원의 결합은 이미 시장에서 검증된 모델이기도 하다. 앞서 서울드래곤시티에도 트리니티 산후조리원이 입점한바 있다. 산후조리원은 호텔 내 39~40층에 자리하고 있으며 산후 전문가와 의료진을 기반으로 한 케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처럼 호텔이 전문 서비스와 손잡는 이유는 객실 점유율에만 의존하는 수익구조에서 벗어나 호텔 공간의 활용도를 높이고 새로운 고객을 지속적으로 유입시키기 위해서다. 특히 호텔산업은 객실이라는 제한된 상품을 판매하는 만큼 비수기와 평일의 유휴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수익성에 직결된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의료시설이나 산후조리원처럼 일정 기간 안정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시설들을 통해 객실 외에 새로운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식음료와 스파, 연회 등 부가 매출이 늘어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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