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위고비'는 없다"...38㎏ 뺀 의사가 질색한 이유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17일, 오후 03:30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위 절제술뿐만 아니라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로 몸무게 38㎏을 감량한 장형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천연 위고비’라는 건 없다”고 말했다.

장형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사진=유튜브 ‘지윤 & 은환의 롱테이크’ 영상 캡처)
장형우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 (사진=유튜브 ‘지윤 & 은환의 롱테이크’ 영상 캡처)
장 교수는 지난 16일 유튜브 ‘지윤 & 은환의 롱테이크’가 공개한 영상에서 “요즘 가장 듣기 싫은 말은 천연 위고비라는 말”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어 “그냥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하는 거잖나. (삶은) 달걀에다가 올리브유 넣고 먹는 거는 저탄고지잖나. 탄수화물 없고 단백질에 기름 붓고 양념 조금 해서 먹는다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온라인에선 삶은 달걀에 올리브유 등을 넣어서 먹는 이른바 천연 위고비 등이 다이어트 방법으로 확산했다.

장 교수는 다이어트에 대해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에 대해 “제가 다른 방송에서 ‘아구통을 돌린다’라고 얘기했던 이유가 어디까지 사람들이 내 말을 들어줄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조금 이야기하다가 사그라져 버리고 나 개인적은 비만 탈출의 행복으로 끝날 수 있겠지만 이거는 내가 나서야 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올해 1월 책 ‘비만록, 나는 마운자로를 맞는 의사다’를 펴낸 장 교수는 지난 6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BMI(체질량지수·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22, 23(정상 체중)이면서 위고비, 마운자로 맞고 부작용 겪었다고 호소하는 사람들 많은데, 진짜 ‘아구통을 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다.

장 교수는 “제가 심장을 보는 의사다 보니까 뚱뚱하면 얼마나 병이 더 빨리 걸리는지, 그리고 많이 걸리는지를 계속 봐왔다. 근데 제가 BMI 37이나 되는 고도비만이니까 언젠가 나한테 닥쳐올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데 진짜 전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다이어트와 요요를 거듭하던 장 교수는 몸무게가 116㎏에 달할 때 위 일부를 절제하는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뒤 6개월 만에 26㎏이 빠졌다가 다기 100㎏대로 돌아갔다고 했다. 다시 살을 빼기 위해 갖은 애를 써봤지만 97㎏이 한계였다고.

장 교수는 “그때 위고비가 나왔다. 위고비를 맞았더니 그냥 살이 빠진다”며 “너무 황당한 경험이다. 지금까지 나한테 제시됐던 모든 치료법들이 다 거짓말이었구나 하는 현타(현실 자각 타임의 준말)가 왔다. (그래서) 제가 의사니까 이건 밝혀야 한다. 만천하에 알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부끄러움이 있지만 나오게 됐다”고 했다.

사진=tvN '유퀴즈온더블럭' 방송 캡처
사진=tvN '유퀴즈온더블럭' 방송 캡처
‘체중 세트 포인트’를 주장한 장 교수는 비만은 결국 의지 문제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 다시 찐다. 체중 세트 포인트라는 게 없어지질 않는다. 연예인들도 10년씩 44㎏ 이상 빼서 유지했다가 6주 만에 돌아왔다고 그러잖나. 얼마나 맹렬하게 쟁여 놓는 시스템이면 그렇게 되겠는다. 그거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상 체중임에도 마운자로나 위고비를 처방받는 등 부작용에 대해선 “현재 결론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라며 “모든 인정받을 만한 대규모의 권위 있는 임상 시험들은 전부 BMI 27 이상을 대상으로 했다. 그 이하에 대해서 한 연구들은 지금 진행 중이지만 결과 나온 게 제대로 없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사실 별로 안 뚱뚱한데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맞고 피 검사 결과가 정상화됐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고지혈증, 당뇨 계통으로 그런 일들이 자꾸 발생하니까 지금 이게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저는 이런 약을 절대 찬양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약간 대사가 어긋나 있는 것들을 코렉션(교정) 하는 약이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많이 어긋나 있던 사람일수록 효과를 많이 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비만 치료가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라는데 무게를 두기도 했다.

그는 “(위고비나 마운자로) 회사들도 비만 환자에게 급여화되게 하려고 애쓰고 있는데 아직 우리나라 보건당국 행보를 보면 비만을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걸로, 미용의 영역이나 선택의 영역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적인 추세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좋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보건당국이 주판알 잘 튕겨야 한다. 왜냐하면 비만이 해결되면 나중에 비만 환자가 먹어 치울 엄청난 보험 재정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며 “지금 더 보조해주고 나중에 덜 쓰게 될 것인가. 아니면 지금 안 도와주고 나중에 목돈 쓰게 만들 것인가 하는 것들이 사회, 정책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