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행별곡' (국립중앙도서관 제공)
나라를 빼앗긴 슬픔 속에서도 조국 독립의 꿈을 놓지 않았던 한말 선비의 절절한 심경이 담긴 최초의 한글 망명가사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다.
국립중앙도서관(관장 남영준)은 강화학파 대표 유학자 이건승(1858-1924)이 작성한 친필 가사 '서행별곡'의 하나뿐인 원본을 전달받아 9월 중 대중에게 선보인다고 최근 밝혔다. 이번 기증은 작가의 후손인 이겸주 울산대학교 명예교수가 뜻을 모아 2025년 세 차례에 걸쳐 도서관 측에 전달하면서 성사됐다.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식민 지배를 거부하고 1910년 9월 22일 서간도로 망명길을 떠난 이건승은 이듬해인 1911년 3월 총 141장에 이르는 방대한 한글 가사를 완성했다. 망명을 결심한 이유와 신의주까지 이동하며 느낀 복잡한 심경, 낯선 만주 땅에서 마주한 신체적·정신적 시련, 험난한 현실 속에서도 피어난 국권 회복의 희망을 시간 순서대로 꼼꼼히 기록했다.
도서관은 이번에 '초원담로', '두시약설', '양명문초' 등 강화학파 학문 연구의 핵심 기록물도 함께 품에 안았다.
현혜원 국립중앙도서관 고문헌과장은 "전해 받은 유물의 상세 목록과 해설을 2026년 9월까지 1차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선명한 디지털 이미지 작업을 끝내 도서관 누리집에 원문을 전면 개방해 누구나 연구와 학습에 쓰도록 돕겠다"고 전했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