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괴물이라는 존재를 만들었나"…인류의 치사한 생존 전략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전 08:27

'괴물의 탄생' (현암사 제)

낯설고 두려운 존재를 괴물로 몰아세우며 자신들만의 안전한 울타리를 쌓아온 인류의 어두운 역사를 날카롭게 짚어낸 신간이 나왔다.

저자는 영국 국립도서관 큐레이터 출신이자 문화사학자인 저자 수레카 데이비스다. 그는 인류가 상상 속 괴물이나 남들과 다른 신체를 지닌 사람들에게 괴물이라는 꼬리표를 붙이며 '정상적인 인간'의 경계를 정해 온 과정을 인류학적 시각으로 추적한다.

인류는 나와 다른 타자를 비인간적인 존재로 낙인찍는 방식으로 스스로가 정상이라는 안도감을 얻었다. 16세기 유럽인들은 다모증을 앓던 일가족을 붙잡아 동물도감에 넣거나 수집품처럼 다뤘다.

19세기 서구 사회에서 유행한 기형 쇼(프릭쇼) 역시 백반증에 걸린 소년이나 특이한 외모의 소녀를 무대에 세워 구경거리로 삼았다. 특정 기후나 음식 때문에 사람이 흉측하게 변한다는 믿음처럼, 낯선 세상에 대한 공포는 언제나 약자를 향한 배척과 억압으로 이어졌다.

이 책은 15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방대한 기록과 도판을 엮어냈다. 상상 속 기괴한 형상부터 괴물 취급을 받았던 실제 인물들의 초상화, 당시의 홍보물과 고지도까지 꼼꼼히 제시하며 과거 인류가 품었던 편견의 민낯을 생생하게 드러낸다. 괴물이란 결국 인간이 마주하기 꺼렸던 내면의 두려움이 투영된 거울이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정한 기준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쉽게 혐오와 차별의 낙인을 찍는 행태는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다. 괴물의 역사를 통해 인간의 편협함을 고발하는 이 책은 진정한 공존을 위해 우리가 넘어서야 할 경계가 무엇인지 물음을 던진다.

△ 괴물의 탄생/ 수레카 데이비스 글/ 이영아 옮김/ 392쪽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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