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도전' 경우 스님 "지금 아니면 변화 어렵다는 간절함에 출마"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후 05:05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경우스님이 19일 서울 종로구 티하우스일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8.19 © 뉴스1 이호윤 기자

경우 스님이 대한불교조계종 쇄신을 강조하며 제38대 총무원장 도전에 나섰다. 선거 후보 기호 1번인 그는 19일 서울 인사동 찻집에서 가진 인터뷰를 통해 비구니원 신설과 승가복지, 템플스테이의 사회적 역할 확대, 남북 불교 교류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종단 변화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과반 득표를 기대하면서 퇴우 정념 스님과의 단일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런 바탕에는 그가 선운사에서 추진한 수말사 재정 실사와 공동재정, 승가복지 경험이 깔려 있다. 1963년 전북 임실에서 태어난 경우 스님은 태허 지성 스님을 은사로 1985년 사미계, 1989년 구족계를 받았다. 순창 만일사와 경기 광주 장경사 주지, 총무원 감사국장·호법국장·사서실장, 중앙종회의원과 사무처장을 거쳐 2015년부터 선운사 주지를 맡았고 2023년 선운사 첫 3연임 주지가 됐다.

현재 총무원장 선거는 기호 1번 경우 스님, 총 22년 6개월간 강원도 월정사에서 주지 소임을 맡은 기호 2번 정념 스님, 불교광장 주류 세력의 지지 속에 연임에 도전하는 기호 3번 진우 스님의 3파전 구도로 전개되고 있다.

불교계에서는 경우 스님이 자승 스님의 최측근이었다가 독자 노선을 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 맥락에는 조계종 최대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이 있다. 불교광장은 자승 스님(1954~2023)의 입적 이후 주류와 비주류로 균열했고, 2025년 10월 이를 봉합하기 위해 자승 스님의 사서실장 출신인 경우 스님을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했다. 그러나 중앙종회 임시회가 잇따라 유회되자 경우 스님은 '소통 부족과 책임'을 언급하며 지난달 22일 회장직에서 사퇴했다.

경우 스님은 자승 스님에 관해 "제가 사서실장(비서실장)으로 모셨던 어른이시라 조심스럽지만 지난 20여 년간 조계종을 안정적으로 끌어온 것만으로도 인정받으셔야 한다"면서도 "다만 1994년 개혁 정신으로 30년 넘게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정체된 부분을 이번 계기로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경우스님이 19일 서울 종로구 티하우스일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8.19 © 뉴스1 이호윤 기자

선거인단 과반 기대와 정념 스님 종책 융합…"변화 열망이 근거"
민감한 질문부터 꺼냈다. 9월 치러질 제38대 총무원장 선거는 321명이 투표하는 간접선거로, 과반인 162표를 넘어야 당선된다. 현재 확보한 표와 최종 득표 전망을 물었다.

"구체적인 숫자까지는 어려워도 충분히 과반은 넘기지 않을까 싶어요. 제가 믿는 건 321명의 출신, 성향 등이 아니라 '한국불교는 변해야 산다'는 종도들의 열망입니다. 많은 스님들이 변화가 지금이 아니면 어렵다는 간절함을 전해왔고, 그에 화답해 출마했습니다. "
그는 지난 6일 정념 스님의 출마회견에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4일 조계종 최고 어른인 종정 성파 대종사를 예방할 때도 함께했다. 경우 스님은 정념 스님의 AI 시대 인식과 종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종단 변화라는 공통분모에서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우 스님은 "선거운동이 이제 막 시작돼 정념 스님이 제시한 비전과 종책도 꼼꼼히 챙겨보고 있다"며 "AI 시대에 대해 누구보다 먼저 고민하며 종단이 어떻게 나아갈지 지속적으로 고민한 점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가 생각지 못한 종책적 고민과 방법들이 큰 이질감 없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종정 성파 대종사는 함께 예방한 경우 스님과 정념 스님에게 '순리의 지혜'를 강조했다. 단일화를 암시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기에 종책을 융합한 화학적 단일화의 가능성을 묻자, 경우 스님은 "(서로의) 부족함이 채워진다면 완벽한 종책 융합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생겼다"며 "특히 누구보다 종단이 변해야 한다는 데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물리적 단일화가 더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경우스님이 19일 서울 종로구 티하우스일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템플스테이는 불교 최고 문화 상품"…남북 민간 교류서 역할 강화
경우 스님의 문제의식은 선거 공약에도 이어졌다. 그는 교구와 현장에 권한과 책임을 나누는 공동운영제를 통해 종단 갈등을 줄이겠다는 구상을 밝혀 왔다. 아울러 템플스테이를 통해 감정노동자 등 정서적 피로를 겪는 이들을 위한 치유 기능을 넓히고, 불교 문화유산을 매개로 남북 관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경우 스님은 "종교계가 특히 더 잘할 수 있는 일은 문화 향유와 공공 교류 분야"라며 "템플스테이는 21세기 한국 불교 최고의 문화 상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템플스테이는 한 해에만 30만 명이 다녀가고 참가자 만족도도 7점 만점에 6.53점으로 높다"며 "완성 궤도에 오를수록 소외된 곳과 사각지대를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감정노동자뿐 아니라 택배노동자 등 훨씬 다양한 형태로 정서적 피로감을 호소하는 노동자가 늘고 있다"며 "시대의 요구에 맞춰 이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으면서 충분한 효능감을 얻을 방안을 계속 고민하겠다"고 했다. 이어 "종교의 본래 역할은 국민을 위로하고 이끌어주는 것"이라며 "치유 전문가 그룹을 양성하고 경찰·소방관 등 감정 노동자를 위한 템플스테이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색된 남북 관계에서 불교계가 맡을 수 있는 역할과 실질적 교류 방안에 관해선 "남북 관계는 불교계가 특히 두각을 나타내는 부분"이라며 "경색일수록 민간 교류가 빛을 발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얼어붙은 남북관계 속에서도 우리 불교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 불사를 하며 꾸준한 민간 교류를 해왔고, 불교라는 틀 안에서 신뢰와 호감을 유지해왔다"고 덧붙였다.

경우 스님은 "남북의 불교 문화유산과 한반도의 사찰을 주제로 연구와 문화 교류 등 다양한 방식을 제안할 생각"이라며 "공공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극적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금강산 신계사 복원 사업에 참여해 북한을 10여 차례 방문한 경험을 살리겠다"며 "의지를 갖고 움직이겠다"고도 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후보 경우스님이 19일 서울 종로구 티하우스일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비구니원 신설과 공동재정·승가복지…출가수행 기반부터 강화
경우 스님은 비구니원(比丘尼院) 신설과 참종권(參宗權) 확대를 평등한 승가공동체를 위한 제도 개혁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비구니는 여성 스님을 이르는 말이며, 남자 스님은 비구(比丘)라고 한다. 참종권은 '참정권'(투표권·피선거권)과 비슷한 개념이다. 아울러 출가자 감소에는 수행자 삶의 기반을 튼튼히 하는 승가복지와 재정 투명화가 해법이라며 선운사에서 운영한 공동재정 모델을 근거로 들었다.

비구니원 신설을 첫 과제로 제시한 이유와 보수적 이견을 설득할 방안을 묻자, 경우 스님은 "때로는 제도의 변화가 의식의 변화를 이끌기도 한다"며 "비구니원 신설이라는 구체적 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이유"라고 답했다. 이어 "종단 중앙 행정기관에 최초로 비구니 스님만을 위한 비구니원이 출범하면 이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며 "차별적 종법령과 제도, 현실에 맞는 처우 개선도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전했다.

경우 스님은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해야 하는 것은 양립이 어려워 보이지만 함께하면 큰일을 해낼 수 있다"며 "조계종 승가 구성 비율에서 비구니 스님은 절반을 넘어섰고 복지·사찰음식·템플스테이 등 사회적 역할에서도 활동이 두드러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같은 성과를 뚜렷한 수치로 증명하며 대중의 공의를 모아가겠다"며 "승가는 함께 수행하고 전법하며 책임을 나누는 공동체라는 데 누구도 예외 없이 동의할 것"이라고도 했다.

승가복지와 재정 투명화에 대해선 "시대가 변해도 절대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출가 수행자로서의 본래 면목을 지키고 그 바탕을 만들어주는 일"이라며 "탈종교화와 출가자 급감이 위기로 꼽히는 것은 수행자 삶의 기반이 튼튼하지 못하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한 "제24교구 본사 주지로 10여년간 현장의 어려움을 목도했고 그 과정에서 실질적 해결법을 찾았다"며 "그것이 총무원장 후보로 출마한 이유이자 적임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경우 스님은 "제24교구는 재정적으로 넉넉지 않아 더 사찰 재정을 투명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며 "선운사 주지 부임 뒤 모든 수말사에 대한 실사를 추진하고 확충된 재정을 교구 내 수행과 포교 기반에 썼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 공의를 거쳐 공동 재정 모델도 구현했다"며 "교구가 살아야 종단이 살고, 현장이 살아야 불교가 산다는 신념을 현장에서 실천한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제38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선거는 9월 3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진행된다. 투표권은 중앙종회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하는 선거인 240명 등 321명에게 주어진다. 선거인단은 이달 19일부터 23일까지 선출한다. 총무원장 임기는 4년이다.

조계종 총무원장후보 경우스님이 19일 서울 종로구 티하우스일지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뉴스1 이호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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