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 밖의 권력, 영부인 리스크'는 프란체스카·육영수·이순자·김건희를 중심으로 영부인의 국정 개입과 비선 영향력 문제를 짚는다.
'제도 밖의 권력, 영부인 리스크'는 프란체스카·육영수·이순자·김건희를 중심으로 영부인의 국정 개입과 비선 영향력 문제를 짚는다. 김종성은 권한을 규정하고 견제할 제도 부재가 영부인 리스크를 키운다고 본다.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 배우자가 최고권력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법적 견제를 거의 받지 않는다. 저자는 영부인의 월권을 개인의 일탈로만 보지 않고, 권한의 범위와 통제 장치가 마련되지 않은 제도 문제로 연결한다. 일이 벌어진 뒤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사후 대응만으로는 위험을 막기 어렵다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분석 대상은 광복 뒤 청와대 안주인이 된 영부인 가운데 특별한 족적을 남긴 4명이다. 프란체스카, 육영수, 이순자, 김건희의 사례를 따라 국정 개입, 정치자금과 비자금 의혹, 우상화, 친인척 문제, 비선 논란이 어떻게 권력과 맞물렸는지 살핀다. 네 인물을 같은 방식으로 재단하기보다 각 정권에서 영향력이 작동한 지점을 나눠 본다.
4명의 사례로 나눈 권력 작동 방식
1부는 프란체스카를 다룬다. 안재홍을 포함해 남편에게 직언한 이들을 대하는 태도, 외명부 편애, 인사권 행사와 세금 징수 문제를 장별로 배치했다. 일본이 맺어준 인연과 하와이 교민들의 비토도 초기 행적을 짚는 대목에 놓인다.
프란체스카의 국정 개입은 '서대문 경무대'의 실제 주인이 누구였는가라는 문제와도 이어진다. 책은 남편의 비위를 건드린 직언자를 찾아가 따져 묻고 정치적으로 매장했다는 기록을 인용하며 권력 행사 방식을 짚는다. 마지막 장은 프란체스카의 몰락을 다루며 남편과 함께 맞은 4월혁명까지 연결한다.
2부의 육영수 편은 정치자금과 비자금 의혹, 독재 체제와의 관계, 영부인 우상화, 친인척 문제를 함께 다룬다. 1970년 특제 짜장면 100원, '돈의 정치' 같은 장면도 정치자금 문제를 설명하는 소재로 놓인다. 왕성한 활동력으로 알려진 이미지와 정치 권력의 작동을 함께 검토하는 구성이기도 하다.
미국 의회의 '프레이저 보고서'는 육영수에게 흘러 들어간 거액을 언급하는 대목에 등장한다. 3선 개헌과의 관계, 전국체전 개막식, '영부인배'를 둘러싼 우상화, 육인순·장덕진·육인수 문제도 이 부의 쟁점이다. 문세광의 소속과 동아시아반일무장전선은 육영수 피격을 다루는 장에서 별도로 언급한다.
'제도 밖의 권력, 영부인 리스크'는 프란체스카·육영수·이순자·김건희를 중심으로 영부인의 국정 개입과 비선 영향력 문제를 짚는다.
3부는 이순자가 영부인이 되기 전부터 보인 적극성, 육영수를 닮고자 한 행보, 국보위 시기의 우상화를 묶는다. '연희동 빨간 바지'와 못다 이룬 의사의 꿈도 그 이미지 형성 과정을 보여주는 소재다. 유신체제 붕괴 조짐과 예비 영부인을 띄우는 국보위도 이순자 우상화의 배경으로 다룬다.
장영자 사건은 이순자 리스크를 다루는 핵심 사례다. 책은 사건이 개인의 일탈과 범죄로 정리됐지만 정권 내부에서 이를 영부인 리스크로 인식한 흔적이 남았다고 적고, 허화평·허삼수의 이름을 든다. 이순자족의 비리와 대중과의 직접 충돌도 뒤이은 장에서 다룬다.
4부는 김건희를 둘러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특검법, 재력가 어머니와 부의 축적 방식, 통화 내용과 학문 윤리 문제를 다룬다. 무속·통일교·비선 논란, 국정 및 정치 개입도 별도 장으로 구성했다. 윤석열과 국민의힘의 책임이라는 장 제목은 배우자 문제를 정권의 책임과 분리하지 않는 저자의 시선을 보여준다.
김건희 사례에서는 대통령보다 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뜻의 'V0'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윤석열 정부 출범 전의 법적 분쟁과 검찰 개입을 다룬 대목을 통해 대통령 배우자와 국가 권력의 관계를 살핀다. 이순자족과 비교해 '일당백'이라는 장 제목을 붙인 점도 영향력의 범위를 강조하는 구성이다.
영부인 지위와 견제 장치의 공백
저자는 영부인 지위를 공식화하고 권한을 제한하는 시스템이 없는 상황에서 리스크가 커진다고 본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위치에 있으면서도 사후 수사와 재판 이전에는 제어 장치가 약하다는 점을 문제로 든다. 영부인이 남편의 권력을 남의 권력으로 인식하고 경계를 넘지 않으면 구조의 공백이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도 내놓는다.
프롤로그는 군주의 배우자를 제도적으로 견제했던 왕조시대와 현대를 대비한다. 왕후를 공식적으로 규제하던 시대에도 중전 리스크가 있었던 만큼, 견제가 없는 구조에서는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논리다. 군주를 대통령으로 대체할 때 어떤 문제가 생겼는지를 묻는 제목이 책 전체의 문제의식을 압축한다.
저자가 말하는 핵심은 영부인 리스크를 인성만의 문제로 환원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영부인이 남편의 권력을 어디까지 활용하느냐에 따라 구조적 공백이 드러나며, 윤리적 능력의 문제까지 겹치면 파국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고 적는다. 개인의 선의에만 기대지 않는 통제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해법으로는 영부인의 역할과 권한을 명확히 한정하고 불필요한 영향력을 차단할 감시·견제 장치를 입법으로 세우는 방안을 든다. 이 장치는 또 다른 영부인 사태를 막기 위한 제도적 기준으로 제시된다. 에필로그는 김건희 사태의 근원을 종합적으로 고찰하며 이 제도 과제를 다시 묻는다.
저자 김종성은 성균관대학교 한국철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월간 '말' 동북아 전문기자와 중국사회과학원 근대사연구소 방문학자로 활동했으며, '문화유산채널' 자문위원과 심사위원을 지냈다. '민족21', '생각쟁이', '오마이뉴스' 등에 역사 관련 글을 연재했다.
△ 제도 밖의 권력, 영부인 리스크/ 김종성 지음
'제도 밖의 권력, 영부인 리스크'는 프란체스카·육영수·이순자·김건희를 중심으로 영부인의 국정 개입과 비선 영향력 문제를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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