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여행 2만원 더 비싸지나…450바트 관광세 재추진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전 11:14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태국 정부가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450바트(약 1만9000원)를 걷는 관광세 도입을 다시 추진한다. 수년간 도입과 연기를 반복했던 관광세를 입국 경로와 관계없이 같은 금액을 받는 방식으로 다시 설계했다. 지난 6월 태국 주요 공항의 국제선 이용료도 50% 넘게 오른 만큼 실제 도입되면 태국 여행객의 고정비 부담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태국 국가관광정책위원회는 지난 14일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450바트의 관광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승인하고 공청회 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항공과 육로, 해로 등 입국 방식과 관계없이 같은 금액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우선 항공 입국자에게 적용한 뒤 육로와 해로로 확대할 방침이다.

다만 관광세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태국 정부는 30일간 민간업계와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국가관광정책위원회에서 다시 심의하고 내각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최종 고시가 관보에 게재되면 항공 입국자는 180일 뒤부터 관광세를 내게 된다. 육로·해로 입국자는 항공보다 늦게 적용한다. 태국 정부는 항공 입국자를 대상으로 2027년 1분기 징수를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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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관광세 추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는 항공 입국자에게 300바트, 육로·해로 입국자에게 150바트를 받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실제 징수로 이어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입국 경로와 관계없이 450바트로 단일화했다. 종전 계획과 비교하면 항공 입국자는 150바트(50%), 육로·해로 입국자는 300바트(200%) 더 부담하는 셈이다.

관광세가 시행되면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자유여행객과 패키지 관광객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450바트는 현재 환율로 약 1만9000원이다. 4인 가족이면 한 번의 태국 여행에서 관광세만 1800바트, 약 7만60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항공료나 호텔비와 달리 여행 기간과 관계없이 인원수에 따라 붙는 고정비다.

관광세와 별개로 태국 공항 이용 비용은 이미 올랐다. 태국공항공사(AOT)는 지난 6월 20일부터 수완나품·돈므앙·푸껫·치앙마이·치앙라이·핫야이 등 6개 공항에서 국제선으로 출국하는 승객에게 부과하는 여객서비스이용료(PSC)를 기존 730바트에서 1120바트로 390바트(53.4%) 인상했다. 이 비용은 별도로 공항에서 내는 것이 아니라 항공권 가격에 포함된다.

450바트 관광세가 현행안대로 도입되면 이들 공항을 통해 태국에 들어갔다가 국제선으로 출국하는 외국인 여행객에게 적용되는 관광세와 공항 이용료는 합쳐 1570바트가 된다. 다만 1570바트 전부가 새로 생기는 비용은 아니다. 공항 이용료는 기존에도 730바트를 냈고 지난 6월 390바트가 이미 올랐다. 관광세 도입으로 새롭게 추가되는 부담은 1인당 450바트다.

징수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태국 정부는 관광세를 항공권 가격에 포함하거나 공식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 입국 지점의 무인단말기 등을 이용해 내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정 기간 태국을 여러 차례 오가는 여행객에게 매번 관광세를 부과하지 않고 보험 보장 기간과 연계해 한 차례만 내도록 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늘어난 세수는 관광지 개발과 관광객 안전·보험, 관광 인력 및 산업 경쟁력 강화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태국 정부는 국가 예산에만 의존하지 않고 관광객이 이용하는 관광 인프라와 안전 관리 비용의 일부를 관광객 부담으로 조달하겠다는 입장이다.

관광세 재추진은 태국 관광정책의 변화와도 맞물린다. 태국 정부는 내년 관광정책의 무게중심을 단순히 외국인 방문객을 늘리는 데서 고부가 관광객 유치와 관광객 1인당 소비 확대로 옮기고 있다. 태국 관광체육부와 태국관광청(TAT)은 2027년 관광전략에서도 관광객 규모보다 고부가 시장, 연중 관광과 지역 분산 등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관건은 이번에는 실제 시행까지 갈 수 있느냐다. 태국은 관광세 도입을 수년간 검토했지만 징수 시스템 구축과 관광업계 부담 등의 문제로 번번이 시행하지 못했다. 이번 방안 역시 공청회와 재심의, 내각 승인 등의 절차가 남아 있다. 당장 태국 여행비가 2만원 오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가 기존보다 높은 450바트의 단일 요율을 공식적으로 다시 꺼낸 만큼 여행업계와 태국 여행객의 비용 부담을 둘러싼 논의는 다시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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