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헤윰 작가_사진 홍철기 (마시모데카를로 제공)
지하철 안에서 스마트폰 화면의 가상자산 시세표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사람들과 아이 교육을 고민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이 하나의 화폭 위에서 절묘하게 만난다.
이탈리아 유명 화랑 마시모데카를로는 이달 29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종로구 서촌의 한옥 전시관 '막집'(현 디일마 서울 플래그십)'에서 배헤윰 작가의 개인전 '어웨이큰드'(Awakened)를 연다. 세계적인 미술 장터 프리즈 서울 일정에 발맞춰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지난해 화랑 전속으로 들어간 뒤 서울에서 처음 공개하는 신작 8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은 암호화폐, 바다, 모성이라는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세 가지 소재의 결합이다. 작가는 출퇴근길 지하철과 학원가 전철 안에서 마주친 평범한 일상의 풍경에서 영감을 얻었다. 투자의 불안감과 자녀를 돌보는 모성애가 한 공간에서 뒤섞이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사회의 거대한 욕망과 변화를 포착해 캔버스에 옮겼다.
막집 Photo by Yongkwan Kim, Courtesy of MASSIMODECARLO (마시모데카를로 제공)
화면 위에서는 쉴 새 없이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가상화폐 그래프의 선과 아래로 천천히 떨어지는 모유의 흐름이 나란히 놓인다. 작가는 캔버스 위에서 중력을 거스르고 비틀며 예측하기 힘든 생생한 신체의 움직임을 만들어냈다. 선명한 원색 물감을 사용해 시장의 차가운 데이터와 인간의 따뜻한 신체가 서로 부딪히며 소통하도록 이끌었다.
배 작가는 "화면에 칠해진 색깔들은 단순한 꾸밈이 아니라 저마다 독특한 힘을 품고 있는 물질"이라며 "이번 작업을 통해 시장의 흐름과 인간의 몸, 그리고 바다가 지닌 깊은 의미에 많은 이들이 눈을 돌리길 바란다"고 전했다.
작가는 무엇보다도 숨 가쁘게 돌아가는 자본의 숫자 놀음 속에서도 생명을 품고 길러내는 인간의 원초적 감각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다는 것에 주목한다. 전통 한옥의 아늑한 공간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불안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진짜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