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항공권, 8월에 사세요”…유류할증료 7단계 ‘껑충’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전 12:01

[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올 가을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항공권 발권 시점을 따져볼 필요가 생겼다.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다음달 국제선 항공권에 붙는 유류할증료가 한 달 만에 7단계 뛰기 때문이다. 미주 등 장거리 노선은 같은 항공편이라도 이달 발권하느냐 다음달 발권하느냐에 따라 한국 출발편 기준 1인당 부담이 10만원 가까이 달라진다. 7~8월 유류할증료 하락으로 살아나던 장거리 여행 수요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제선 항공권, 21단계 유류할증료 적용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다음달 발권하는 국제선 항공권에는 21단계 유류할증료가 적용된다. 이달 14단계보다 7단계 오른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지난 5월 33단계에서 6월 27단계, 7월 19단계, 8월 14단계로 석 달 연속 떨어졌다가 9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대한항공의 9월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편도 기준 4만8000~35만4000원이다. 8월에는 3만5200~25만9200원이었다. 최장거리인 인천~뉴욕·댈러스·보스턴·시카고·애틀랜타·워싱턴·토론토 노선은 25만9200원에서 35만4000원으로 9만4800원(36.6%) 오른다.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에서 정비를 받고 있는 보잉 747-8i 항공기의 모습.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에서 정비를 받고 있는 보잉 747-8i 항공기의 모습. (사진=대한항공)
절대 부담은 장거리 노선이 크지만 상승률은 중·단거리도 만만치 않다. 방콕·싱가포르·호찌민·괌 등 주요 노선의 할증료는 8월 9만9200원에서 9월 15만3000원으로 5만3800원(54.2%) 오른다. 후쿠오카·칭다오 등 최단거리 노선도 3만5200원에서 4만8000원으로 36.4% 상승한다.

아시아나항공도 9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편도 5만2000~29만100원으로 책정했다. 8월 3만6600~20만2900원과 비교하면 최장거리 노선은 편도 기준 8만7200원 오른다.

유류할증료가 다시 뛴 것은 산정 기준이 되는 국제 항공유 가격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싱가포르항공유(MOPS) 가격을 기준으로 일정 기간 평균값을 산출해 다음달 적용 단계를 결정한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와 항공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석 달간 이어진 할증료 하락세가 멈췄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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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살아나던 여행업계에 다시 ‘가격 변수’

여행업계가 이번 인상에 민감한 이유는 시점 때문이다. 올 2분기에는 고환율과 높은 항공료 부담이 겹치면서 유럽·미주 등 장거리 여행 수요가 둔화했다. 하나투어의 2분기 해외 송출객은 89만405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다. 해외 기획상품 이용객도 약 45만명으로 2% 줄었다. 일본과 중국 등 단거리 수요가 상대적으로 견조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7~8월이다. 유류할증료가 7월 19단계, 8월 14단계까지 내려가고 환율 부담도 일부 완화되면서 여행업계에서는 유럽·미주 예약이 다시 살아나는 흐름이 나타났다. 주요 여행사들도 추석과 가을 성수기를 겨냥해 장거리 상품 판매를 확대해왔다.

9월 유류할증료 급등은 이 같은 회복 흐름에 다시 가격 부담을 얹는 셈이다. 특히 항공료가 전체 여행경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장거리 상품은 수십만원의 가격 차이가 여행지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 2분기에도 높은 유류할증료 부담 속에 상대적으로 항공료가 저렴한 일본·중국 등 단거리 지역으로 수요가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유류할증료가 내려가면서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예약이 회복되는 흐름이었는데 다시 큰 폭으로 오르면 가격에 민감한 고객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은 인원수만큼 비용이 늘어나는 만큼 단거리로 목적지를 바꾸거나 발권 시기를 앞당기는 수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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