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혜화동 NOL 서경스퀘어에서 열린 연극 '꽃의 비밀' 기자간담회에서 정경순 성지루 등 출연배우들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꽃의 비밀’은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축구에 빠져 집안일을 소홀히 하던 가부장적 남편들이 하루아침에 의문의 사고로 사라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만 유로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하루 동안 남편으로 변장해야 하는 네 주부의 황당무계한 코미디 소동극이다.
2015년 초연 이후 중국과 일본 수출까지 이어졌고, 2025년 10주년 기념 시즌엔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기준 상반기 연극 부문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대표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았다.
이번 시즌의 가장 큰 변화는 젠더프리 캐스팅이다. 남편으로 변장해 모두를 속이자는 황당한 작전을 주도하는 카리스마 왕언니 소피아 역에는 정경순, 성지루, 추귀정이 출연한다.
술과 농담을 사랑하는 자유분방한 분위기 메이커 자스민 역은 정웅인, 황석정, 유선이 맡는다.
한때 배우를 꿈꿨던 낭만주의자이자 사랑 앞에 솔직한 모니카 역에는 박하선, 경수진, 강은빈이 캐스팅됐다.
어딘가 허술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보험공단 의사 카를로 역에는 안두호, 김한결, 김남희가 출연한다.
정웅인은 “여성이 해온 캐릭터를 남자가 하게 돼 두려움이 없을 수 없지만, 잘 해낼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선은 “1년 만에 캐스팅 전화를 받고 두근두근했다”며 “감독님이 제 이미지 때문에 고민하셨다고 하는데, 이미지가 무슨 상관이냐고 자신감 있게 말씀드렸다. 그 말에 책임지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하선은 “언제 또 이런 역을 해보겠나 싶어 꽉 잡았다”며 “대본을 본 순간 너무 재밌어서 놀랐다. 남장여자를 꼭 한번 해보고 싶었는데, 감독님도 제 목소리가 낮은 걸 보고 놀라시더라. 그 말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연극 무대가 처음인 배우 경수진은 “감독님이 전화로 모니카나 지나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셨을 때 너무 영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선배님들이 겸손하면서도 연습 때 멋지게 해주고 계셔서, 그 모습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다. 첫 작품이지만 배우로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남희는 “젊었을 때부터 장진 감독님 작품을 보고 자란 세대”라며 “오랜 세월이 흘러 이렇게 만날 수 있게 돼 영광스럽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진 연출은 이번 젠더프리 캐스팅의 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이번 캐스팅은 요즘 이야기되는 젠더프리와는 시작의 의미가 조금 다르다”며 “극 중 여성들이 어쩔 수 없이 하루 동안 남성의 모습을 해야 하는데 남자 배우들이 여성으로 분장하고 시작해 다시 남장여자까지 소화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이어 “그 순간 관객이 어느 순간 완벽한 남자 모습이 된 배우들을 보며 무대가 주는 환영이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연극 ‘꽃의 비밀’은 오는 9월 12일부터 11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