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병대 필독서를 재해석하다…복종의 교본에서 자기 결정으로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8월 22일, 오전 08:37

[신간] '100년의 질문'

'100년의 질문'은 엘버트 허바드의 '가르시아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바탕으로, 명령에 따르는 복종이 아닌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삶을 묻는다. 충희가 엮은 이 책은 허바드의 다른 글을 보론으로 묶어 '로언처럼 사는 법'까지 살핀다.

대통령의 메시지를 쿠바 독립군 지도자 가르시아 장군에게 전하라는 임무를 받은 로언 중위는 행방을 묻지 않고 정글로 들어간다. 이 장면은 원전의 중심이지만, 로언이 어떤 과정으로 그런 선택에 이르렀는지는 남겨 둔다. '100년의 질문'은 그 빈자리를 따라 로언의 행동을 현재형 질문으로 끌어온다.

원전은 1899년 허바드가 저녁 식사 뒤 한 시간 만에 쓴 짧은 글로 알려졌다. 월간지 '필리스틴'에 실린 뒤 뉴욕 센트럴 철도 등 여러 기업이 직원 배포용으로 대량 주문했고, 러시아와 일본 등에서도 번역·배포됐다. 이후 4000만 부 이상 팔리고 37개 언어로 출간됐다.

미 해병대는 1989년부터 2015년까지 27년간 이 글을 사령관 추천도서 목록에 올렸다. 2013년에는 계급과 관계없이 읽어야 할 '사령관의 선택'(Commandant's Choice)에 포함하기도 했다. 긴 전파 과정에서 '가르시아에게 보내는 메시지'는 충성과 복종을 강조하는 글로 소비되기도 했다.

저자 허바드는 이런 해석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업과 군대가 로언을 상사의 지시를 따르는 수동적 인물로 좁혀 읽어온 과정, 노동자의 복종을 요구하는 반노조적 맥락에서 활용된 사례를 함께 짚는다. 역사 속 로언과 허바드가 문학적으로 재구성한 로언의 차이도 살핀다.

허바드가 그린 로언은 목표만 전달받은 뒤 판단과 위험, 책임을 스스로 감당하는 인물이다. 책은 이를 외부의 임무를 자신의 결정으로 받아들이는 '자율적 인간'의 비유로 해석한다. 원전의 "가르시아 장군은 이제 세상을 떠났지만, 또 다른 가르시아들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구절도 이러한 독법과 맞닿아 있다.

구성은 '가르시아에게 보내는 메시지'와 보론 '로언처럼 사는 법' 두 갈래다. 보론에는 허바드의 에세이집 '사랑, 삶 그리고 일'에서 선별한 17편을 담았다. 스스로 권한을 만들기, 정신적 태도, 주도성, 노동, 복종의 법칙 등 로언의 결단 이전을 이루는 생각과 습관을 다룬다.

보론 속 톰 포터의 사례는 권한을 기다리지 않고 현장에서 판단하는 인물을 보여준다. 감독관이 권한의 출처를 묻자 톰은 "누구도 주지 않았습니다. 제가 알아서 권한을 행사했을 뿐입니다"라고 답한다. 책은 이 일화를 맡은 책임을 즉각 수행하는 태도와 연결한다.

'100년의 질문'이 남기는 물음은 먼 곳의 목표만 가리키지 않는다. 반드시 해야 한다고 믿는 일, 또는 눈앞의 작은 일을 자기 일로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가르시아'의 범위에 넣는다. 로언의 행동을 무조건적 복종이 아니라 판단과 책임의 문제로 다시 묻는다.

△ '100년의 질문'/ 엘버트 허바드 지음/ 충희 엮음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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