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엘리자벳' 주연 배우 린아(황후 엘리자벳 역)가 24일 서울 강남구 빌딩숨에서 인터뷰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린아는 이번 시즌 엘리자벳 역을 처음 맡았다. 그는 “전 시즌 공연을 두 번 정도 봤다. 작품 자체가 스케일이 크고 음악도 너무 좋아 욕심이 났다”며 “이 작품을 하는 게 제 인생에서 큰 축제 같은 지점인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작품 타이틀이 이름 자체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엘리자벳’을 외치는 가사들이 나온다”며 “‘나는 나만의 것’이라는 넘버를 불러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나는 나만의 것’은 이 작품의 대표 넘버로 꼽힌다. 린아는 “노래가 좀 어려워서 습득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며 “무대에 올라가면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숄을 예쁘게 연출해야 하고, 무대가 돌아가는 와중에 걸으면서 노래해야 해서 복합적으로 신경 쓸 게 많아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10대 소녀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까지, 극 전체를 관통하는 캐릭터의 나이대 변화도 관건이었다. 린아는 “가사에 ‘아빠, 나 왜 아빠와 함께 못 가요’ 같은 대사가 있어 어린 느낌이 나도록 연기하다 보니 목소리도 어려지게 되더라”며 “바이브레이션을 줄이고 깔끔하게 소리를 내면서 에너지를 더 쓰는 방식으로 나이대를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캐릭터를 표현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으로는 ‘고통의 표현’을 꼽았다. 그는 “연출님께 받았던 노트이기도 한데, 엘리자벳이 삶에서 느꼈던 고통을 더 많이 보여주려 했다”며 “고통을 느끼면 느낄수록, 죽음을 맞이할 때 관객들이 ‘아, 이제야 평안에 드는구나’ 하며 더 큰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해 그 지점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엘리자벳’이란 인물에 대해선 “안쓰럽다”는 감정으로 정리했다. 린아는 “이 아이는 시골에서 자유분방하게 자라며 말타는 것도 좋아하고 아빠를 동경하던 아이였는데 황후가 되면서 억압당하고 통제당하는 삶이 감옥처럼 느껴졌을 것”이라며 “아이를 낳는 게 유일한 의무처럼 여겨지는 삶 속에서 낳은 아이조차 자기 손으로 키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적 가치관을 가진 인물이었기에 그런 삶을 견디기가 더 힘들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뮤지컬 '엘리자벳'의 린아 (사진=EMK)
극 중 죽음을 연기하는 세 배우(카이·서경수·고은성)에 대해선 린아는 “카이는 정중한 죽음 같고, 서경수는 청춘 멜로에 나오는 죽음 같고, 고은성은 엄청 강렬한 죽음 같다”고 각각의 색깔을 설명했다.
관객들이 눈여겨봤으면 하는 관람 포인트도 짚었다. 린아는 “죽음이 최면을 걸고 시간을 멈추는 것 같은 마법 같은 장면들이 있다”며 “죽음이 시선을 주면 시간이 멈추고 조명이 바뀌는 장면들을 유심히 봐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린아는 인터뷰 말미 뮤지컬 배우로서의 소회도 전했다. 그는 “여성이 이끄는 뮤지컬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고, 그런 작품이 많아지는 것도 좋다”며 “내 선택에 의해서라기보단 어떻게 잘 흘러온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뮤지컬을 만난 게 제 인생에서 신의 한 수 같다”며 “이 일을 하며 안정감을 찾았고, 인생의 반려자도 만났고, 소소하지만 평범한 행복을 느끼게 해준 고마운 직업”이라고 웃음을 보였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11월 15일까지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에서 공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