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발레' 급성장에 놀란 세계 발레 리더들…"서울서 특별한 일 벌어져"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8월 27일, 오후 04:52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세계 발레단을 이끄는 예술감독·마스터들이 서울에 모여 발레의 미래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케이글로벌발레원은 27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2026 서울 글로벌 발레 포럼'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민철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김석주 보스턴발레단 솔리스트, 사샤 라데츠키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스튜디오컴퍼니 예술감독, 유리 파테예프 마린스키발레단 발레마스터 겸 수석코치,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 겸 최고경영자, 테드 브란센 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김선희 케이글로벌발레원 총예술감독, 수잔 재피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예술감독, 잉그리드 로렌첸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크리스토퍼 햄슨 스코티시발레단 예술감독, 켄타 쿠라 일본 K-발레 아카데미 교장, 박선미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한성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솔리스트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케이글로벌발레원은 27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2026 서울 글로벌 발레 포럼'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전민철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김석주 보스턴발레단 솔리스트, 사샤 라데츠키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스튜디오컴퍼니 예술감독, 유리 파테예프 마린스키발레단 발레마스터 겸 수석코치,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 겸 최고경영자, 테드 브란센 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김선희 케이글로벌발레원 총예술감독, 수잔 재피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예술감독, 잉그리드 로렌첸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크리스토퍼 햄슨 스코티시발레단 예술감독, 켄타 쿠라 일본 K-발레 아카데미 교장, 박선미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한성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솔리스트가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케이글로벌발레원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제1회 서울글로벌발레포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포럼은 지난해 10월 발대식 이후 10개월 만에 국제 포럼으로 정식 개최되는 것이다.

포럼 주제는 ‘오늘날 발레 교육의 재구상: 무용수를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다.

수잔 재피(아메리칸 발레시어터), 미코 니시넨(보스턴발레단), 유리 파테예프(마린스키발레단), 크리스토퍼 햄슨(스코티시발레단), 잉그리도 로렌첸(노르웨이 국립발레단), 사샤 라데츠키(ABT스튜디오 컴퍼니), 테드 브랜슨(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켄타 쿠라(일본 K-발레학교) 등 발레계 인사 8인이 참석했다.

또 한성우·박선미(ABT), 김석주(보스턴발레단), 전민철 (마린스키발레단) 등 해외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무용수들도 자리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짧은 시간에 빠르게 발전한 한국 발레의 수준에 대한 놀라움이 이어졌다. 특히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인 무용수들에 대한 감탄이 나왔다.

김기민과 전민철이 소속된 마린스키발레단의 유리 파테예프 발레마스터 겸 수석코치는 “한국식 발레 교육은 지금 아주 높은 수준에 이르렀고, 한국 발레 교육을 받은 무용수들이 마린스키 스타일을 굉장히 빠르게 적용해 보여주고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보면 한국의 발레 지도가 정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샤 라데츠키 ABT스튜디오 예술감독은 “발레는 나라마다 다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왔는데 지금 한국에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며 “어떻게 보면 무게 중심이 한국으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생명력 있는 형태로 발레가 적극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잉그리드 로렌첸 노르웨이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지난 몇 년간 아름다운 무용수들을 배출해낸 것이 서울이고 한국이기 때문에 그 원천인 서울에 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해외 발레단의 지도자들은 한국인 무용수의 장점으로 적응력과 태도를 꼽았다. 미코 니시넨 보스턴발레단 예술감독은 “전체적으로 재능이 있고 음악에 잘 반응하며 준비된 인재들이란 인상을 주고, 좋은 비즈니스 상품이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테드 브랜슨 전 네덜란드 국립발레단 감독도 “4명의 한국인 무용수와 함께 일하는데 이들은 훈련을 잘 받았고 기술, 예술적으로 훌륭한 능력을 보여준다”며 “의지와 집중력이 강해 어떤 환경이든 적응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전민철(왼쪽부터)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김석주 보스턴발레단 솔리스트, 박선미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한성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솔리스트가 27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2026 서울 글로벌 발레 포럼'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전민철(왼쪽부터) 마린스키발레단 퍼스트 솔리스트, 김석주 보스턴발레단 솔리스트, 박선미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무용수, 한성우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솔리스트가 27일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서울 이태원에서 '2026 서울 글로벌 발레 포럼'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재피 ABT 예술감독은 한국인 무용수들의 예의 바른 태도를 높이 샀다. 그는 “존경하고 공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항상 먼저 인사하는 태도를 가진다”며 “한국인 무용수들을 따라 다른 무용수들도 인사하기 시작했는데 존경하는 좋은 문화가 퍼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향후 과제로는 창작 역량 강화 등이 꼽혔다. 재피 예술감독은 “한국 발레의 가장 큰 문제는 훌륭한 안무가가 없다는 것”이라며 “무용수는 훌륭한데 그와 균형을 맞출 창작 역량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크리스토퍼 햄슨 스코티시발레단 예술감독은 “안무가를 키우는 건 문화적 투자가 필요한 일”이라며 “국가 차원의 문화적 투자가 선행돼야 창의성이 발굴되고 육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선희 케이글로벌발레원 총예술감독(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명예교수)은 “한국 발레가 짧은 시간 급격히 (수준이) 올라왔지만 전공자로서 우리가 어느 부분이 약한지 잘 알고 있다”며 “한국 발레가 세계 발레와 함께 갈 수 있는 걸 고민하며 역할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민철은 후배 무용수들을 향해 “마린스키에서 첫 시즌을 보내며 스스로 느껴질 만큼 성장한 부분이 있고, 경험한 것들이 많다”며 “무용수에게 경험은 정말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하나를 경험할 때, 무대에 서보는 경험 하나하나가 다 자산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에게나 성장의 속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학교 다닐 때는 기본기를 다져야 할 시기였다면, 이제는 그걸 넘어서서 기본기를 활용해 제 매력을 만들고 제 이야기를 춤으로 만들어나가는 게 무용수로서 성장하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선미 역시 “한국 학생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여러 경험을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는 것”이라며 “학교에 있으면서 30주년 공연을 함께하며 느낀 건데, 다들 테크닉은 정말 잘한다. 그런데 그 안에서 제 옛날 모습이 보이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본기를 더 다지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함께 쌓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포럼은 ‘연결성’(Connectivity), ‘다양성’(Diversity), ‘혁신성’(Innovation)을 핵심 가치로 삼아 예술·교육·사회·산업 네 영역의 의제를 논의한다. 올해는 이 가운데 교육 영역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는 참가 예술감독과 마스터들이 직접 지도하는 마스터클래스가 서울교육대학교 등에서 총 8회 진행된다. 포럼을 기념하는 월드 스타 갈라 ‘한여름 밤의 발레축제’는 28일 저녁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열리며, ABT 수석무용수 박선미와 마린스키발레단 전민철 등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무용수들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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