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출판·유통업계에 따르면 민음사와 GS25가 손잡고 선보인 ‘문학빵’이 출시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1일 먼저 출시한 안톤 체호프의 작품명을 활용한 ‘사랑에 대하여’ 모카번과 문정희 시집에서 이름을 딴 ‘늑대처럼 싱싱하게 울고 싶었다’ 깨찰빵은 사흘 만에 5만개가 팔리며 GS25 빵 상품 매출 1·2위에 올랐다. 26일에는 ‘오만과 편견’ 모카번과 허연 시집에서 이름을 가져온 ‘나쁜 소년이 서 있다’ 깨찰빵까지 가세했다.
GS25와 출판사 민음사가 협업해 출시한 '오만과 편견' 빵(사진=GS25).
‘오만과 편견’의 빵 변신이 낯설지 않은 건 민음사가 이미 고전을 젊게 즐기는 법을 보여줘 왔기 때문이다. 민음사는 딱딱하고 오래된 책이라는 고전의 이미지를 유튜브와 굿즈, 북클럽 등으로 꾸준히 허물어왔다. 그 중심에는 구독자 55만명을 확보한 ‘민음사TV’가 있다. 편집자와 마케터가 직접 등장해 책을 소개하고,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최고의 한 권을 고르는 ‘월드컵’을 벌이는 식이다. 오래전 출간한 책이 영상에 등장한 뒤 다시 베스트셀러에 역주행하는 일도 생겼다.
민음사TV의 인기는 출판사 밖으로도 번졌다. 채널에 출연하는 편집자와 마케터들은 이제 각종 출판 행사에서 독자들이 줄을 서서 만나는 ‘인플루언서’로 떠올랐다. 출판사가 책 한 권을 홍보하는 데서 벗어나 ‘민음사’라는 브랜드 자체를 소비하게 만든 셈이다.
‘민음사빵’은 민음사가 쌓아온 팬덤과 고전의 매력을 편의점으로 확장한 사례다. 익숙한 세계문학전집의 디자인에 빵과 캐릭터, 굿즈를 결합해 책 밖에서도 고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고전을 읽어야 한다’고 권하는 대신 고전을 먹고, 모으고, 인증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특히 빵에 무작위로 들어 있는 책갈피는 고전을 읽는 데서 나아가 자신의 취향으로 소장하는 재미까지 더했다.
‘민음사빵’의 흥행은 단순히 유명 출판사 이름을 빵 봉지에 붙인 결과만은 아니다. 수십 년간 쌓아온 세계문학전집의 자산에 유튜브로 키운 젊은 팬덤과 편의점의 접근성이 더해졌다. 200년 전 영국에서 태어난 ‘오만과 편견’이 2026년 한국의 편의점 빵 진열대에서도 통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