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과 지구를 살리는 옷 사용 설명서'는 매일 입는 옷을 환경·건강·노동의 문제로 넓혀 살핀다.
'내 몸과 지구를 살리는 옷 사용 설명서'는 매일 입는 옷을 환경·건강·노동의 문제로 넓혀 살핀다. 배온과 배성호는 티셔츠 한 장의 생산부터 세탁, 폐기까지 이어지는 과정을 청소년의 일상 질문으로 풀어낸다.
가볍고 빨리 마르는 옷은 무엇으로 만드는지, 값싼 옷은 어떤 과정을 거쳐 나오는지 묻는 데서 출발한다. 교복과 운동복처럼 익숙한 옷도 소재와 생산, 사용 뒤의 행방을 함께 봐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세운다.
옷 한 벌에는 작물이나 가축을 기른 시간, 노동, 물과 에너지, 운반 과정이 겹쳐 있으며 염색과 가공 과정에서는 오염 물질도 생긴다. 옷장을 채운 물건을 개인 취향의 결과로만 보지 않고 몸과 지구, 사람들의 삶이 맞닿은 결과로 바라본다.
1장은 티셔츠와 기능성 의류, 부드러운 소재, 교복을 따라 옷의 탄생을 살핀다. 가볍고 빨리 마르는 옷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지는지, 부드러운 옷에는 어떤 비밀이 있는지도 알려준다.
패스트 패션이 지구에 남기는 부담과 옷을 만드는 노동의 현실도 이 흐름에서 다룬다. 티셔츠 한 장이 만들어지고 소비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며 가격과 유행만 보지 않고 제조 과정까지 질문하도록 이끈다.
2장은 세탁을 생활 습관과 환경의 접점으로 놓는다. 사람들이 언제부터 옷을 자주 빨게 됐는지, 세계 최대 야외 빨래터는 어디에 있는지를 세탁의 역사와 함께 다룬다.
특히, 한 번 세탁할 때 미세 플라스틱의 일종인 미세 섬유가 수십만 개에서 수백만 개까지 나올 수 있다는 대목을 통해 세탁 뒤 물의 행방과 작은 보풀 조각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세제와 향기 역시 깨끗함을 가르는 기준으로 다시 살핀다. 계면 활성제는 기름때를 씻어 내는 데 도움을 주지만 강으로 흘러가면 수생 생물에게 영향을 줄 수 있고, 어떤 성분을 얼마나 쓰는지에 따라 영향도 달라진다.
우리의 편견을 깨는 지점도 있다. 향이 난다고 옷이 깨끗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위적인 향이 실제 냄새를 가렸을 가능성도 있다. 새 옷 냄새, 비닐 포장 셔츠, 반짝이 장식과 그림이 있는 옷까지 피부에 닿는 화학 물질의 흔적을 추적한다.
후반부에서는 가죽과 모피, 동물 소재 대체품, 재활용 섬유를 다룬다. 재생 섬유 제품을 구매한다고 소비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새 옷 구매를 줄이고 이미 가진 옷을 오래 입는 선택도 필요하다.
아룰러 값싼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헌 옷 수거함에 들어간 옷의 행방, 옷장은 새 옷으로만 채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도 6장에서 이어진다. 옷의 생애를 생산과 구매에서 끝내지 않고 폐기 이후까지 연결하는 구성이다.
이 책이 남기는 질문은 옷장 앞에서 고를 때 무엇을 볼 것인가에 있다. 어디서 만들었는지, 어떤 소재인지, 왜 싼지, 오래 입을 수 있는지를 따져 보는 태도는 개인의 소비와 환경·노동의 연결을 드러낸다.
△ '내 몸과 지구를 살리는 옷 사용 설명서'/ 배온·배성호 지음/ 136쪽
art@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