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민정 '머무르는 결, 변주하는 형상' 展 포스터 (스페이스21 제공)
도심을 구성하는 회색빛 콘크리트와 컴퓨터 그래픽으로 빚어낸 가짜 자연이 미술관 안에서 하나로 어우러진다. 우리가 흔히 나누는 인공과 자연의 구분이 과연 진짜인지 묵직한 물음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됐다.
갤러리 스페이스21은 오는 10월 3일까지 금민정의 개인전 '머무르는 결, 변주하는 형상'을 연다. 이번 행사는 해당 공간이 올해 하반기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초대 기획전이다.
금민정은 조각을 단순히 멈춰 있는 덩어리가 아니라 시간 속에서 끊임없이 변하는 마당으로 바라본다. 나무를 주로 다루던 그는 2년여 전부터 콘크리트를 중심 재료로 택했다. 콘크리트 역시 흙에서 출발한 물질이므로 결국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에서다.
금민정 '머무르는 결, 변주하는 형상' 展 전시 전경 (스페이스21 제공)
전시장에 흐르는 풍경 영상도 눈길을 끈다. 비나 바람, 햇빛의 세기를 기록한 수치를 바탕으로 컴퓨터 그래픽과 인공지능 기술을 써서 만든 가상 자연이다. 진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기술로 만든 이 화면은 자연과 인공 사이의 흐릿한 경계를 생생하게 드러낸다.
주요 전시작인 '유연한 바다'는 굳기 전의 부드러운 콘크리트 반죽을 활용해 물결치는 파도를 표현했다. 딱딱한 고체와 흐르는 액체, 멈춤과 이어짐의 경계를 넘나들며 재료의 한계를 깬 시도다. 아울러 공간에는 '담대'라는 독특한 향기를 채워 관람객의 코끝까지 자극한다.
작가는 인간이 만든 인공물도 결국 자연의 품 안에 있으며, 둘 사이의 벽은 사람이 마음대로 그어놓은 생각의 선에 불과하다고 설명한다. 눈에 보이는 조각에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와 디지털 기술을 버무려 감각의 지평을 넓혀온 그의 시도는 눈앞의 겉모습에 갇혀 물질의 본질을 잊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