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미술관' (현대 지성 제공)
그림이 감쪽같이 사라졌을 때 사람들은 오히려 그 가치를 깨닫고 더 열광한다. 범죄의 표적이 된 순간 최고의 명작으로 거듭난 미술품들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파헤친 흥미진진한 신간이 서점가에 나왔다.
영국의 미술 전문 작가 수지 호지는 이 책에서 세계를 뒤흔든 24차례의 미술품 도난 사건을 2부로 나누어 입체적으로 추적한다. 1부에서는 행방을 찾지 못한 17건의 미제 사건을 살핀다. 나치 히틀러가 열등감에 사로잡혀 유럽 전역에서 65만 점을 빼앗은 사건부터 600년 세월 동안 위조와 수난을 겪은 벨기에 헨트 성당 제단화, 파리 현대미술관을 턴 '스파이더맨' 도둑의 범행까지 긴박하게 담아냈다.
2부에서는 극적으로 되찾은 7건의 이야기를 다룬다. 1911년 도난 사건 이후 빈 벽을 보려는 인파가 몰리며 세계 최고 걸작이 된 '모나리자'와 도둑이 허술한 보안을 조롱하는 글을 남겼던 뭉크의 '절규'가 등장한다. 미술 전문 탐정 아르튀르 브란트가 끈질기게 추적해 반 고흐의 '뉘넌의 목사관 정원'을 찾아낸 일화도 담겼다.
책에는 도난 현장 사진과 현상 수배 전단을 포함한 253장의 다채로운 컬러 도판이 실려 사라진 명화들을 생생하게 감상할 수 있다. 책 끝머리에는 피카소, 모네, 렘브란트 등 아직 돌아오지 못한 대표 미회수 작품 50선 목록을 실었다.
출판사 관계자는 "예술 작품이 사라지는 것은 한 시대의 기억과 인류가 나눈 문화적 감동을 잃는 일이다"며 "상실의 역사를 통해 눈앞의 예술을 더 깊이 바라보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명작의 화려한 겉모습 뒤에 감춰진 도난의 역사를 추리극처럼 박진감 넘치게 풀어냈다. 작품을 잃어버렸을 때 생겨나는 빈자리를 통해 예술의 진정한 무게와 가치를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읽을거리가 풍성하다.
△ 도둑맞은 미술관/ 수지 호지 글/ 안진이 옮김/ 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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