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일본 탄광촌, 재일 조선인 수미에게 닥친 비극 '스미레 미용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9월 02일, 오후 03:43

세종문화회관이 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을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한국 초연한다. 재일동포 2.5세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20년에 걸쳐 완성한 '재일 코리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세종문화회관이 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을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한국 초연한다. 재일동포 2.5세 극작가 겸 연출가 정의신이 20년에 걸쳐 완성한 '재일 코리안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다.

작품은 1965년 일본 규슈 탄광촌 '아리랑 고개'에서 이발소를 꾸리는 재일 조선인 수미와 가족의 이야기를 그렸다. 탄광 폭발 사고 뒤 상실과 이별을 맞는 이들이 사랑과 꿈, 가족의 연대를 놓지 않는 과정이 담겼다.

연극 '스미레 미용실'은 '이를테면 마치 들에 피는 꽃처럼', '야끼니꾸 드래곤'에 이은 3부작 완결편이다. 세 작품은 1950·60·70년대를 살아간 재일 코리안의 삶을 각각 다룬다.

정의신은 2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저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썼다고 생각합니다. 작은 세계를 재연했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 이민의 이야기, 가족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라며 "60여 년 전의 탄광촌을 통해 오늘의 관객에게 공존과 연대, 가족의 의미를 묻고자 했다"고 밝혔다.

정의신 연출은 "탄광이 60년 전 일어난 사건으로 치부되면 거기서 끝난다"며 "급격한 경제성장 속 한국 사회 가족의 급격한 쇠퇴 이야기이기도 하며, 등장인물들의 고통과 슬픔은 현대사회에도 통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1965년 탄광촌 '아리랑 고개'의 가족들
수미는 자신의 이름을 건 미용실을 여는 꿈을 품고 산다. 일본 국적을 택한 남편 나루히로, 다리를 다쳐 갱도로 돌아가지 못하는 시동생 히데히로, 조선 국적을 놓지 않는 아버지와 여동생 부부는 국적과 생각, 삶의 방식이 다르지만 한 가족으로 살아간다.

여름 축제 날 탄광 폭발 사고가 일어나면서 이들의 삶은 크게 흔들린다. 작품은 가난과 차별, 북송사업과 탄광 폐쇄 속에서 각자의 선택 앞에 놓인 가족을 따라간다.

정의신은 "탄광사고가 있을 때는 일본 에너지 정책이 전환되는 시점이었다. 석탄 채굴에서 석유로 이전하는 시대에 탄광 노동자들이 많이 해고당했고, 안전 확보가 안일했다는 문제가 있었다"며 "홋카이도에서도 인원·재정 감축과 맞물린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광이 60년 전 일어난 사건으로 치부되면 거기서 끝난다"며 "급격한 경제성장 속 한국 사회 가족의 급격한 쇠퇴 이야기이기도 하며, 등장인물들의 고통과 슬픔은 현대사회에도 통한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수미 역의 최지연은 "시대를 초월해서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굴곡이나 절망이 있지만, 그런 순간에도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신념이 굉장히 아름답게 보여진다"고 말했다.

제비꽃 '스미레'에 담은 꿈과 희비극
정의신은 "이발소는 남자들의 사교장 이미지가 있고, 미용실은 여성 전용 공간으로 사용되는 곳"이라며 "수미가 작은 희망을 가지고 미용실을 차린다는 이야기를 통해, 꿈을 실현할 수 있을지 작은 성공을 이룰 수 있을지를 이야기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작품 제목의 '스미레'는 일본어로 제비꽃을 뜻한다. 정의신은 "어디에나 피어 있는 꽃으로, 남들이 몰라보는 곳에서도 열심히 자기 꽃을 피운다는 점에서 감명받아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희극과 비극은 굉장히 가까이 붙어 있다, 어쩌면 하나라고 생각한다"라며 "당사자에게 비극인 일이 다른 사람에게는 희극으로 보이기도 하고 그 반대도 있다. 그런 것이 인간이라는 존재의 묘한 점"이라고 말했다. 또 "작품에서 탄광의 비극에 관한 이야기도 있지만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다"며 "사랑은 인간의 가장 큰 욕구"라고도 했다.

수미 역의 최지연은 "시대를 초월해서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인물을 통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삶의 굴곡이나 절망이 있지만, 그런 순간에도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신념이 굉장히 아름답게 보여진다"고 말했다. 나루히로 역의 서동갑은 정의신과 2005년 작품에서 처음 만난 뒤 20년 만에 연출과 배우로 다시 만나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나루히로 역의 서동갑은 정의신과 2005년 작품에서 처음 만난 뒤 20년 만에 연출과 배우로 다시 만나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20년 3부작의 마지막, 한국 초연 무대
정의신은 처음부터 3부작 완성을 계획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부터 3부작을 완성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며 "작품을 쓰다 보니 50·60·70년대 재일 한국인에 대해 쓰게 됐다"고 말했다.

직접 규슈 탄광촌을 찾아 사고 경험자와 주민의 이야기를 들은 과정도 작품에 담았다. 정의신은 "살아 계신 분들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내고, 그 목소리를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어 저에게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적인 흐름을 봤을 때 탄광의 노동자가 공항의 노동자로 이동하는 것을 봤을 때 이 가난한 노동자들이 일본 경제를 지탱하는 것을 알고 매우 놀랐습니다. 저 자신에게 있어 새로운 발견이자 감명으로 다가왔습니다"라고 했다. 또 "인간은 시대 흐름에도 변함이 없어 현재 한국 관객에게도 자신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했다.

공연에는 전무송이 홍길 역을, 최지연이 수미 역을 맡고 전국향·송영주·서동갑·김동원·홍원기·이승우·김문식·신현종·송석근·김지훈이 출연한다. 세종문화회관은 공연에 앞서 2일 오후 7시 세종예술아카데미에서 호사카 유지 교수의 특별 강연을 열어 조선인 노동자 강제동원과 탄광촌의 역사를 살핀다.


세종문화회관은 세종연극시리즈 '스미레 미용실'을 12일부터 10월 3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한국 초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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