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에 도전하는 진우 스님(왼쪽)과 총무원장에 도전장을 낸 경우 스님.
두 후보 모두 방점을 찍은 건 종단 운영의 변화와 승려 복지 강화다. 경우 스님은 말사 주지 임명권의 교구 이양과 교구법 제정, AI종책위원회 구성 등을 내세우며 종단 구조 개편에 무게를 뒀다. 진우 스님은 중앙분담금 감면과 기본수행비 지급 등을 통해 현 체제의 안정 속에서 승려들의 실질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당초 선거에는 월정사 전 주지 정념 스님까지 3명이 출마했다. 그러나 정념 스님이 지난달 24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경우 스님 지지를 선언해 양자 대결로 재편됐다. 정념 스님은 당시 “반드시 종권교체를 이뤄내 낡은 종단 시스템을 혁신하고 인공지능(AI) 시대 새로운 불교 발전을 만들어내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선거 막판 가장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른 것은 진우 스님의 승적 문제다. 진우 스님은 1961년생으로 1978년 사미계를 받은 뒤 1998년 특별구족계를 받았다. 논란은 당시 특별구족계 수계 대상이 40세 이상이었는데 진우 스님은 만 37세였다는 데서 시작됐다. 진우 스님을 비판하는 측은 애초 수계 자격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논란은 종단 내부의 정면충돌로 번졌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책모임 ‘공감과 미래’는 총무원에 특별구족계 수계 자격과 관련한 자료 공개를 요구했다. 법원에는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서 종도와 언론에는 공개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검증을 촉구했다.
조계종 입법기구 수장인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도 논란에 가세했다. 주경 스님은 2013년 제정된 승적관련특별조치법이 1998년 특별구족계 당시의 수계 자격을 인정해주는 법이 아니라 1981년 단일계단 이전의 승적 기록을 정리하기 위해 만든 법이라는 취지로 문제를 제기했다.
진우 스님 측은 이미 종법적으로 정리된 사안을 선거를 앞두고 다시 문제 삼는 ‘정치적 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2013년 승적관련특별조치법에 따라 승적 문제가 정리됐고 이후 교육원장과 총무원장 등 주요 소임을 맡으며 여러 차례 자격 심사를 거쳤다는 것이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역시 이번 선거 후보 자격 심사에서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진우 스님 선거대책위원회는 주경 스님의 발언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라며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법정 공방도 진행 중이다. 진우 스님의 총무원장 후보자 등록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이 서울중앙지법에 제기돼 법원의 판단도 선거 막판 변수로 떠올랐다.
여기에 금권선거 의혹까지 불거졌다. 조계종 총무원 호법부는 지난달 31일 일부 교구 선거인단을 상대로 특정 후보 측에서 금품을 살포했거나 살포하려 한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위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소속 진영이나 지위와 관계없이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방침이다.
총무원장은 조계종의 종무행정을 총괄하는 행정 최고 책임자다. 중앙종무기관 인사를 비롯해 사찰 주지 임면, 종단 재산 감독, 예산 승인·조정, 대외 업무 등을 총괄한다. 임기는 4년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중앙종회 의원 81명과 전국 24개 교구본사에서 선출한 교구 선거인단 240명 등 총 321명이 투표권을 행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