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돌턴 (출처: Charles Turner, 1834, Public domain, via Wikimedia Commons)
1766년 9월 6일, 영국 컴벌랜드의 가난한 퀘이커교도 직조공 집안에서 한 아이가 태어났다. 훗날 물질관의 패러다임을 송두리째 바꾼 근대 화학의 개척자 존 돌턴(John Dalton)이다.
그의 초기 관심사는 기상학이었다. 기압과 대기 조성을 관찰하던 그는 혼합 기체 연구로 시선을 넓혔다. 그 결과 1801년 혼합 기체의 전체 압력이 각 성분 기체의 부분 압력의 합과 같다는 '부분 압력의 법칙'을 발표했다. 공기가 단순한 단일 물질이 아닌 독립된 기체들의 물리적 혼합물임을 입증한 이 발견은 기체 분자 운동론의 튼튼한 디딤돌이 됐다.
돌턴은 1803년 물질의 궁합에 관한 '배수 비례의 법칙'을 공식화했다. 두 원소가 결합해 여러 화합물을 만들 때 한 원소의 일정량과 결합하는 다른 원소의 질량 사이에는 간단한 정수비가 성립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이는 고대 그리스 이래 철학적 사변에 머물던 원자 개념을 실험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계기가 됐다.
이를 바탕으로 정립된 근대 '원자론'은 과학사의 거대한 전환점이었다. 돌턴은 모든 물질이 더 이상 쪼갤 수 없는 미립자인 원자로 구성돼 있고, 같은 원소의 원자는 질량과 성질이 같으며, 화학 반응은 원자들의 재배열에 불과하다고 천명했다. 나아가 수소를 기준 삼아 각 원소의 상대적 원자량을 산출하고 독자적인 원소 기호를 고안해 정량적 화학의 문을 활짝 열었다.
그의 탐구열은 자신의 신체적 한계마저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 삼았다. 자신과 동생이 붉은색과 녹색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1794년 색맹에 관한 세계 최초의 학술 논문을 발표했다. 이 선구적 연구 덕분에 오늘날에도 적녹색맹을 뜻하는 학명으로 '돌터니즘'(Daltonism)이라는 이름이 쓰인다.
화려한 지위나 부를 멀리하고 검소함을 지켰던 이 위대한 과학자는 1844년 7월 7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미시 세계를 명료한 원자 언어로 기술해낸 그의 통찰은 오늘날 양자역학과 현대 물질과학의 굳건한 뿌리로 영원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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