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적 타자성"…베트남 화인사 400년 추적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9월 07일, 오전 06:01

'베트남 화인의 역사와 베트남화 과정'은 17세기 남부 개척부터 도이머이 이후까지 화교·화인의 400년을 따라 베트남 사회의 형성 과정을 짚는다.

'베트남 화인의 역사와 베트남화 과정'은 17세기 남부 개척부터 도이머이 이후까지 화교·화인의 400년을 따라 베트남 사회의 형성 과정을 짚는다. 이정희 등 12명의 연구자는 무역·교육·문화유산과 민족주의의 경계가 교차한 역사를 분석한다.

화교·화인은 베트남 경제와 사회 형성에 참여했지만, 민족주의의 경계 대상이자 중국과의 역사적 갈등 속 '이중적 타자'이기도 했다. 이 책은 이 복합적 위치를 역사 변화 속에서 추적한다.

책은 17~19세기 남부지역 개척과 경제개발에서 시작한다. 꾸라오포, 미토다이포, 하띠엔 무역항을 중심으로 형성된 상업 중심지가 남부 경제발전의 기반이 된 과정을 살핀다. 베트남의 중국계 주민 '명향'은 화인을 조상으로 두면서도 화인과 베트남인 사이의 경계에 놓인 역사적 범주로 다룬다. 명향의 개념이 시대별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도 함께 짚는다.

1927년 하이퐁 화교배척사건에서는 민족 간 갈등과 혐오가 폭력과 약탈로 변질한 양상을 분석한다. 1963년 군사쿠데타 직후 사이공에서는 화교 교육정책을 둘러싼 화교 사회의 기대와 불안을 들여다본다. 호찌민시 푸젠 온릉회관을 비롯한 동향회관의 기능 변화도 담았다. 통일 이전 공동체 보호와 화문학교 지원에 집중했던 회관은 이후 문화 보존, 교육 지원, 자선활동으로 역할을 넓혔다.

하노이 구시가 광둥회관 복원은 '불편한 문화유산'의 복원 정치를 보여주는 사례다.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소유권 재구성, 새로운 활용 주체의 문제와 맞물리는 과정을 다룬다. 도이머이 이후 중국어 교육의 부분적 부활은 화교교육 체제의 완전한 회복이 아니라 정부 승인 아래 이뤄진 조건부 재편으로 본다. 남중국해 갈등과 중국의 부상 등이 잠재적 안보 틀을 되살리는 요인이다.

한·중 학계의 베트남 화교·화인 연구 동향을 비교한 장과 호찌민시 화인 사회의 회관·사원·성당·사찰을 담은 부록도 실었다. 베트남 화인의 역사를 경제 교류만이 아니라 정체성, 제도, 문화유산의 문제로 함께 살핀다.

△ '베트남 화인의 역사와 베트남화 과정'/ 이정희·정은주·심주형·한상협·신승복·르우반꾸엣·보반센·응우옌티탄하·이와세 마오미·송승석·김주아·김동희 지음/ 35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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