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가격을 매긴 시장…'팔려가는 영혼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9월 07일, 오전 06:00

[신간] '팔려가는 영혼들'

'팔려가는 영혼들'은 남북전쟁 이전 미국 뉴올리언스의 노예시장에서 인간을 상품으로 바꾼 거래 구조를 파고든다. 월터 존슨은 노예상인과 구매자, 거래 대상이 된 흑인의 시선을 함께 살피며 자본주의와 인종주의가 맞물린 노예제의 작동 방식을 짚는다.

뉴올리언스는 당시 미국 최대 노예시장이었다. 해마다 수천 명의 흑인이 거래됐고, 그 과정에서 가족과 헤어지고 이름과 삶을 빼앗겼다. 노예제는 노동력을 동원하는 제도에 그치지 않았다. 사람을 사고파는 거래 법칙과 가격 결정 과정이 인간을 상품으로 취급하는 질서를 떠받쳤다. 존슨은 시장에서 오가는 거래를 따라가며 인격에 가격을 붙이는 과정과 노예제 사회의 관계를 분석한다.

거래의 대상이 된 흑인들의 대응도 비중 있게 다룬다. 이들은 폭력에 노출된 상황에서도 자신의 운명을 바꾸려 저항하고 서로를 보호했다. 노예시장의 잔혹함과 함께 그 안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려 한 행동을 복원한다.

본문은 일곱 장으로 구성했다. 동산노예제도의 거래 법칙에서 출발해 가격과 노예제 세계의 형성, 인간의 상품화 과정을 살핀다. 이어 구매자의 선택과 가격 결정 원리, 흑인들의 저항, 노예시장의 실태를 다룬 뒤 에필로그에서 미국 남부 역사와 노예시장의 역사를 연결한다.

원서는 1999년 나온 'Soul by Soul: Life Inside the Antebellum Slave Market'이다. 한국어판은 '남북전쟁 이전 남부 노예시장에 대한 미시사'를 부제로 달았다.

월터 존슨은 하버드대에서 역사학과 아프리카·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를 가르친다. 1995년 프린스턴대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고 뉴욕대에서 강의한 뒤 2006년 하버드대로 옮겼다. 19세기 미국 노예제와 인종 자본주의, 흑인 저항사를 연구하며 '검은 꿈들이 흐르는 강', '미국의 상처 입은 심장' 등을 썼다.

번역은 양홍석 동국대 사학과 교수가 맡았다. 양 교수는 동국대 사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미국사학회 회장을 지냈으며 미국 정치문화와 경제사, 통신 네트워크의 역사적 변천을 연구해왔다. 저서로 '미국 정치문화의 전통과 전개' 등이 있고, 에밀리 로젠버그의 '미국의 팽창' 등을 옮겼다.

△ 팔려가는 영혼들/ 월터 존슨 지음/ 양홍석 옮김/ 4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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