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은 인간 실존을 지탱하는 조건"…황효숙이 말하는 돌봄감수성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08일, AM 06:02

'문학으로 읽는 나의 돌봄감수성'표지 /뉴스1

황효숙의 '문학으로 읽는 나의 돌봄감수성'은 문학과 영화 속 인물을 따라 돌봄의 감각을 살핀다. 책은 돌봄을 특정한 사람의 부담이나 예외적 선행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지탱하는 조건으로 놓고, 자기·타인·공동체의 관계를 9개 장에 걸쳐 다룬다.

자율과 독립을 당연한 전제로 여기는 시선에서 출발해, 인간이 태어난 뒤 생을 마칠 때까지 타인의 보살핌에 기대어 살아간다는 점을 짚는다. 돌봄은 의존의 반대말이 아니라 삶의 취약함을 인정하는 방식이라는 문제의식이 책의 바탕을 이룬다.

1부 '사막에서 나를 짓다'는 자기 돌봄을 다룬다. '연인'에서 출발해 상처를 자기존중으로, 유혹 앞의 경계를 자기통제로, 침묵 속 목소리를 자기성찰로 연결한다. 2부 '심연 곁을 지키다'는 타인 돌봄의 장면을 다룬다.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미하엘 하네케의 영화 '아무르'(Amour)는 관계 안에서 돌봄이 마주하는 긴장과 소통의 문제를 드러내는 사례로 놓인다. 돌봄이 상대를 통제하거나 소유하는 일이 아니라, 각자의 삶이 유지될 수 있도록 곁을 지키는 일이라는 관점을 이어간다.

3부 '침묵 너머 우리를 잇다'는 개인 관계를 넘어 공동체의 문제로 시선을 넓힌다. 혈연 밖에서 손을 내미는 상호부조와 제도의 빈틈에서 지속되는 연대를 다루며, 돌봄을 개인의 헌신에만 맡길 때 생기는 한계를 짚는다.

켄 로치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는 9장에서 돌봄 체계의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로 등장한다. 질병 급여 심사가 삶의 맥락보다 신체 기능을 점수로 가르는 상황을 통해, 제도 안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의 문제를 살핀다.

8장에는 사람을 돌보는 로봇을 소재로 한 '로봇 앤 프랭크'(Robot & Frank)도 담겼다. 책은 기술과 제도가 돌봄을 돕는 조건을 다루면서도, 서사를 읽고 타인의 경험을 헤아리는 감각이 돌봄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질문으로 남긴다.

△ '문학으로 읽는 나의 돌봄감수성'/ 황효숙 지음/ 264쪽

art@news1.kr

추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