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년에게' 표지/뉴스1
'나의 노년에게'는 권리를 앞세우다 타인에게 의존하는 노년을 경계하며 자립과 자율의 자세를 짚는다. 소노 아야코는 일·돈·관계, 고독·질병·죽음까지 노년의 과제를 6장에 나눠 담았다.
노년을 대하는 질문은 외모나 나이보다 일상의 태도에서 시작한다. 스스로 해야 할 일을 누군가에게 기대하고, 도움을 받지 못했을 때 불평하는 모습을 경계한다. 고령을 자격이나 공적으로 여기는 태도, 지나친 권리 주장과 빈곤한 대화도 노년의 지혜를 잃게 하는 징후로 놓는다. 노년의 기본을 자립과 자율에 둔 이유다.
서장에는 노화의 기준으로 '해주지 않는다 지수'가 등장한다. 나이가 젊어도 '해주지 않는다'는 불평을 입에 올리기 시작하면 노화가 시작됐다는 문제 제기다. 반대로 나이를 먹어도 타인에게 기대기보다 자신의 몫을 감당하려는 태도는 늙음을 다르게 만든다. 노화를 외모의 변화만이 아니라 내면의 상태로 보는 관점이다.
1장은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으로 사는 일을 자립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때그때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능력이 약해지면 생활 규모를 줄이며, 부탁할 때는 대가를 지불하는 태도를 제시한다. 요리·청소·세탁 같은 일상을 타인에게 맡기지 않는 일도 생활의 제일선에서 물러나지 않는 방식이다.
2장은 죽을 때까지 일하는 삶과 젊은 세대가 나설 무대를 함께 놓고 본다. 한 세대 전까지 사람이 죽을 때까지 일하는 일이 당연했다는 문제의식 아래, 노년의 건강 비결을 사는 보람에서 찾는다. '무엇을 해달라고 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고민하라는 제안은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행복하다는 관점으로 이어진다.
부부와 부모·자식 관계도 노년에 맞게 달라져야 한다고 본다. 부부 사이에는 절충을 허용하고, 친한 사이에도 예의를 지키며,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답례와 조심성이 필요하다고 짚는다. 가족이라도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쏟아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자녀의 도움을 당연하게 기대하지 않고, 부모가 자식과 헤어지는 일을 잘 해내는 일도 관계의 자립에 포함한다.
돈과 고독의 문제는 생활의 경계를 정하는 일과 맞닿아 있다. 분수에 맞는 생활을 하고 여유가 없으면 여행이나 연극 관람처럼 비용이 드는 일을 포기하며, 관혼상제에서도 물러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독은 누군가의 위로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다. 혼자 노는 습관을 기르고, 고독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말이 통하는 사람들과 식사하고 이성과도 어울리는 삶의 태도를 함께 제시한다.
마지막 장은 늙음·질병·죽음을 인생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다룬다. 노년의 '노인성'으로 이기심과 인내심 부족을 꼽고, 타인을 배려하며 건강 유지를 임무로 삼으라고 제안한다. 75세쯤부터 육체의 쇠약을 느끼기 시작한다는 대목과 함께 질병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일부로 보고, 병자가 되더라도 기쁨을 발견하라고 말한다.
소노 아야코는 소설 '멀리서 온 손님'이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며 문단에 데뷔한 소설가다. '나는 이렇게 나이 들고 싶다', '약간의 거리를 둔다' 등의 에세이를 썼다.
△ '나의 노년에게'/ 소노 아야코 지음/ 김욱 옮김/ 2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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