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배 올려도 될까"…빅맥보다 싼 韓 궁궐, 해외는 얼마길래

생활/문화

이데일리,

2026년 September 08일, PM 10:06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국내 궁궐과 왕릉의 관람료가 해외 주요 문화유산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관람료 현실화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8일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서울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궁·능 관람료 대국민 공개 토론회’에서 김재규 국가유산기획평가원 대표는 “한국의 궁·능 관람료는 국내외 주요 세계유산 관람료와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복궁과 창덕궁의 성인 관람료는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이다. 궁궐과 왕릉 관람료는 2005년 인상된 이후 20년 넘게 동결돼 있다.

김 대표는 빅맥 단품 가격 5700원을 기준으로 각국 주요 문화유산의 관람료를 비교했다. 경복궁 관람료 3000원은 빅맥 약 0.5개 값이다.

일본 교토 니조성은 약 6900원으로 빅맥 1.2개 수준이며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은 성수기 기준 약 5만4000원으로 빅맥 약 9개 값에 해당한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다만 각국 문화유산마다 관람 범위와 제공 서비스 등이 달라 관람료를 단순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관람료가 장기간 동결된 사이 궁·능을 찾는 사람은 늘었지만 유료 관람객과 관람료 수입은 오히려 줄었다.

지난해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을 찾은 관람객은 약 1781만명으로 전년보다 12.9%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약 69%인 1229만명은 무료 관람객이었다. 같은 기간 유료 관람객은 5.2%, 관람료 수입은 4.1% 각각 감소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국민 66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관람료 관련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다. 조사 대상자들이 적정하다고 본 궁궐 관람료는 평균 9203원으로 현재 고궁 관람료인 1000~3000원보다 크게 높았다. 조선왕릉과 종묘의 적정 관람료는 평균 7196원이었다.

2019~2021년 초대 궁능유적본부장을 지낸 나명하 전 본부장은 “기존의 몇 배 수준으로 올리는 걸 받아들일 수 있는지가 관람료 현실화의 쟁점”이라며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민 토론단에서는 성수기와 비수기의 관람료를 달리 책정하거나 관람객이 몰리는 시기에 예약제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한복 착용자의 무료 관람 혜택을 50% 할인 방식으로 변경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조규형 궁능유적본부장은 “지속 가능한 보존과 활용을 위해 현행 관람료 체계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다양한 시각과 의견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이날 제시된 의견 등을 검토한 뒤 새로운 궁·능 관람료 기준을 오는 11월 확정할 계획이다. 변경된 관람료는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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