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숫집 할머니 "살아지면 잘 살았다 싶은 날 있제"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10일, AM 06:01

[신간] '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 표지/뉴스1

'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는 MBC 라디오 '여성시대'의 '신춘편지쇼' 당선작 60편을 골라 엮어, 타인의 말이 삶을 버티게 한 순간을 따라간다. 국수집할머니부터 공장 노동자까지 평범한 사람들의 뭉클한 사연이 담겼다.

책은 실패와 상실, 관계의 갈등처럼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순간에 건네진 말에 주목한다. 공장 노동자가 자신에게 건넨 "해보자, 되든 안 되든"과 낯선 이의 짧은 격려가 한 사람의 삶을 다시 움직이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글은 '시작하게 하는 말', '무너진 마음을 붙드는 말', '나를 사랑하게 하는 말', '함께 살아가는 말', '오늘을 살게 하는 말' 등 다섯 장으로 나뉜다. 다시 시작할 용기와 자신을 돌보는 마음, 이웃과의 관계를 각 장의 축으로 삼았다.

'실패는 있을 수 있어도 실패한 인생은 없어'에는 두 번의 실패 뒤 삶 전체가 무너졌다고 여긴 딸의 사연이 담겼다. 어머니의 말 뒤 딸은 엄마가 챙겨 온 음식으로 오랜만에 밥을 먹는다.

'살다 보믄 딱 죽고 싶은 순간이 있제'에서는 국숫집 할머니가 임신한 여성에게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말한다. '많이 어렵겠지만, 용서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는 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는 사연을 담았다.

'내가 너 나이면 날아다녔다'에서는 수영을 새로 배우기 시작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온다. 어머니의 도전은 모든 일이 늦었다고 생각하던 자녀에게 다시 해볼 마음을 건넨다.

여성시대는 1975년 첫 방송 이후 청취자들의 일상과 가족 이야기, 기쁨과 슬픔이 담긴 편지를 받아왔다. 이 책은 그 편지들 가운데 서로의 말을 오래 기억한 사연을 묶었다.

책에 실린 말들은 거창한 해답보다 곁의 사람이 건넨 짧은 문장이 삶에 남는 과정을 보여준다. 실패와 용서, 도전의 순간을 지나온 사연들은 누군가의 말이 또 다른 사람의 하루를 붙들 수 있음을 짚는다.

△ '우리는 서로의 말로 살아간다'/ 여성시대 편집/ 324쪽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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