벵하민 라바투트 소설가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6 서울국제작가축제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해 ‘서울국제작가축제’ 주제는 ‘누구세요?’
이번 행사의 기획위원은 서효인 시인과 김연수 소설가가 맡았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서효인 시인은 “다소 간략한 문장이지만 간략할수록 해석의 폭과 이해의 차원이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내가 누구인지에 대한 답의 복잡성을 찾아가는 질문”이라고 짚었다.
그는 이어 “오늘날 우리는 보다 큰 정체성에 나를 구겨 넣어서 자신을 판단하는 것 같다”면서 “나는 누구고 당신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복잡성을 부여해서 타인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연대하는, 그런 게 문학으로 가능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수 소설가는 “과학이 이해하지 못하는 지점까지 치닫고 나면 문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타인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자료나 연표 등도 있겠지만 결국은 이야기를 통해서 이해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축제 대주제가 ‘누구세요’인데 결국은 답을 얻게 되기 보단 또 다른 질문을 맞닥뜨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수용 한국문학번역원장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언어와 창작의 영역까지 확장하는 오늘날, ‘누구세요’는 타인을 향한 질문임과 동시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는 질문”이라면서 “이 질문을 통해 인간과 문화, 서로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왼쪽부터 김애란, 벵하민 라바투트, 김연수 소설가, 서효인 시인.(사진=연합뉴스)
작가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오는 11일 개막 대담에는 김애란 소설가와 벵하민 라바투트 소설가가 참여한다. 섬세하면서도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두 소설가는 ‘사람입니다’라는 소주제 아래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지, 오늘날 문학이 사람의 존재와 정체성을 어떻게 담아내는지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벵하민 소설가는 “문학은 결국 인류애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라면서 “우리가 무엇보다 찾아야하는 것은 동물적인 감각과 야생적인 인간 본능”이라고 했다. 이어 “문학은 AI로부터 완전히 안전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문학은 우리의 영혼이 담긴 예술인 만큼 기술 시스템 영역의 바깥에 존재한다고 본다”고 했다.
나아가 벵하민 작가는 인간의 욕구와 감각을 한차원 더 강조했다. 그는 “어떤 면에서 인간의 경험은 기본적인 욕구가 있을 때 뚜렷하다”면서 “우리에겐 육체가 있기 때문에 피곤하고, 피곤함에서 오는 반응이나 생각은 또 저마다 다른데, 결국 우리의 몸이 세상과 조우하는 게 이야기”라고 짚었다.
김애란 소설가는 “인간이란 말이 굉장히 넓은 의미이지만, 가끔은 육체를 찢고 나오는 아름다운 비효율성에 대해 생각해 본다”면서 “우리가 쌓아온 인문학의 유산들은 비효율적인 과정을 거쳐 쌓아 올려진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