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500조 시대…AI 시대의 연금 투자법에 답하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12일, AM 06:01

[신간] '처음 하는 ETF 연금 투자' 표지/뉴스1

'처음 하는 ETF 연금 투자'는 퇴직연금 500조원 시대를 맞아 퇴직연금 계좌를 AI 산업의 성장과 연결하는 방법을 짚는다. 김제림은 안정형에 묶인 연금 자산의 수익률 격차를 출발점으로 삼아 반도체, 전력, 통신, 로봇 관련 국내 상장 ETF를 살핀다.

퇴직연금 시장은 500조원을 넘었지만 적립금의 85%가 안정형에 머문다. 사전지정운용제도에서도 가입자의 79%가 안정형에 몰렸다. 유형별 연간 수익률은 적극투자형 14.9%, 중립투자형 10.8%, 안정투자형 7.5%, 안정형 2.6%로 제시된다. 책은 같은 급여와 퇴직금을 받아도 계좌 안의 자산 배분에 따라 노후 자금의 흐름이 달라진다고 본다.

책은 진단·선택·실행의 3부로 짜였다. 1부에서 연금 계좌와 노후 수익률을 점검하고, 2부에서 AI 밸류체인의 병목과 관련 ETF를 비교한다. 3부에서는 연금 계좌의 제약, 세액공제, 자산 배분과 세대별 전략을 다룬다. 개별 종목의 승자를 맞히기보다 산업의 공급 제약과 ETF 구성 종목을 확인하는 방식이 전체 흐름을 이룬다.

생성형 AI가 전 세계 약 3억개 정규직 업무를 자동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문제의식의 한 축이다. 책은 AI를 잘 활용하는 능력과 AI 산업의 지분을 보유하는 일을 나눠 보며,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의 관계를 함께 다룬다. 2026년 코스피 시가총액 10위권 기업 가운데 AI 밸류체인과 무관한 곳이 없다는 진단도 곁들인다.

김제림은 2008년 매일경제신문사에 입사해 증권부에서 자본시장을 취재했다. 상승장과 하락장, 보합장을 거치며 시장 예측보다 시간과 복리의 힘을 중시하게 됐다는 관점이 책 전체를 관통한다. 책은 언제 사고팔지보다 연금 계좌의 잔고와 수익률을 확인하고, 무엇을 얼마나 담을지 판단하는 순서를 제시한다.

AI와 퇴직연금, 계좌부터 점검한다
제1부는 흩어진 연금 계좌의 수, 20~30년에 걸친 노후와 퇴직연금 수익률, 연금 수령 방식에 따른 세금 문제를 짚는다. 임금 상승보다 자본의 복리가 빠르다는 관점 아래,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만 연금을 두는 선택도 검토 대상에 올린다.

연금 자산을 옮길 때 새 종잣돈이 꼭 필요하다고 보지 않는다. 회사가 적립하는 퇴직연금과 IRP, 연금저축을 출발점으로 삼는다. 연 900만원 납입 때 최대 148만5000원을 환급받는 세액공제와 과세이연의 효과도 함께 계산한다. 퇴직금을 일시금 대신 연금으로 받을 때의 세금 차이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의 실제 체감치도 점검 항목에 넣었다.

저자는 "근로자로서의 시간은 길어야 40년이지만 자본가로의 시간은 은퇴 후 30년 이상이 더해질 수 있으니 70년 이상이 간다"고 썼다. 동일한 원금 2억원도 수익률에 따라 16년짜리 자산과 30년을 버티는 자산으로 갈릴 수 있다는 계산을 제시한다. 수익률 2%포인트 차이가 노후 생활 기간을 4년 1개월 늘릴 수 있다는 대목도 같은 문제의식을 뒷받침한다.

AI 밸류체인 병목을 ETF로 나눈다
제2부의 뼈대는 엔비디아 젠슨 황이 제시한 'AI 5단 케이크'다. AI 산업을 층별로 나눈 뒤 수요가 늘어도 단기간에 공급을 확대하기 어려운 병목을 찾고, 그 구간과 연결된 국내 상장 ETF를 비교한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HBM과 기판, MLCC를 살핀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8만원에서 400만원으로 움직인 사례를 통해 반도체 공급망을 읽는 대목도 담았다. 데이터 센터의 전력 수요와 초고압 변압기, 빅테크의 원전 직접 구매와 우주 전력도 전력 인프라 축으로 다룬다. 챗GPT 검색 한 번의 전력 소비를 구글 검색의 10배로 제시하며 전력 수요를 설명한다.

광통신과 클라우드 장에서는 코닝의 광학 기술, 네오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러를 짚는다. 휴머노이드 로봇 장은 테슬라·유비테크·현대차그룹을 놓고 한국·중국·미국의 경쟁 지형을 비교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현대차는 피지컬AI, HD현대중공업은 데이터 센터 비상 발전 엔진과 연결해 사례로 제시한다.

상품 이름이 비슷해도 편입 종목과 비중이 다를 수 있다는 점도 강조한다. 관련 국내 ETF의 상위 구성 종목을 나란히 비교하고, 부록에는 주요 ETF와 구성 종목을 정리했다. "8만원에서 400만원으로, 하락닉스가 부활한 메커니즘"은 반도체 장의 사례로 제시된다.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를 담는 상품을 고를 때 한 가지 ETF만 고르는 방식도 다시 살핀다.

계좌 제약과 세대별 배분, 실행의 기준
제3부는 연금 계좌에서 가능한 투자 범위를 다룬다. 연금 계좌에는 미국 ETF를 직접 담을 수 없다는 조건 아래 국내 상장 ETF로 AI 밸류체인에 접근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미국 ETF 대신 한국 ETF를 선택하는 이유와 AI 수혜국에 투자하는 방법도 이 범위에서 살핀다.

레버리지와 개별 종목을 담지 못하는 제약은 장기 투자자의 안전장치로 해석한다. 2023년 개정된 퇴직연금감독규정과 채권혼합형 ETF를 활용해 위험자산 한도를 조정하는 방법도 담았다. 위험자산 비중을 높일 때도 계좌 규정과 ETF의 편입 구조를 함께 확인하도록 구성했다.

패시브 ETF와 액티브 ETF의 선택, 코스콤과 FUN ETF로 정보를 확인하는 방법도 이어진다. 원자재, 커버드콜, 고배당주, 증권 ETF를 함께 두는 자산 배분과 한국 ETF·AI 수혜국 투자도 다룬다. 커버드콜 ETF는 추가 매수 재원을, 고배당주 ETF는 분리과세 혜택이 있는 개별 종목을 다루는 맥락에서 설명한다.

세대별 접근법도 나눈다. 2030세대에는 투자 기간을, 4050세대에는 교육비와 노후 자금의 균형을, 60대 이상에는 인출 시기와 절세 일정을 주요 변수로 놓는다. 같은 ETF라도 투자 기간과 현금 인출 계획이 다르면 계좌 운용의 기준이 달라진다는 구성을 따른다.

마지막 장은 잦은 매매, 특정 종목 집중, FOMO, 과도한 기대를 ETF 투자자의 네 가지 함정으로 꼽는다. SK하이닉스 투자자의 60%도 손실을 봤다는 수치와 평균 실현수익액 846만원 사례를 들어 단기 성과만 좇는 판단을 경계한다. 거래세가 없다는 이유로 잦게 사고파는 행위와 카카오처럼 주주가 많은 종목에 집중하는 위험도 사례로 든다.

△ '처음 하는 ETF 연금 투자'/ 김제림 지음

ar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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