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르신 시장의 소비패턴 분석해보니, '손주 11만엔 덕질 10만엔'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13일, AM 06:01

[신간] '소비의 주역은 60대' 정보그림 /뉴스1

'소비의 주역은 60대'는 은퇴와 절약으로 굳어진 60대 이미지를 넘어, 이들이 실제로 어디에 지출하고 무엇에 반응하는지 일본의 조사와 소비 사례로 짚는다. 저자는 하루메쿠 생활 방식 연구소가 축적한 매출 자료를 바탕으로 60대 여성들이 손주들에게 11만엔을 지출하는 것만큼 취미활동(덕질)에 10만엔을 소비하는 등의 예상밖의 결과를 제시한다.

60대를 병원비와 건강기능식품 소비자로만 보는 예상은 책의 첫 대목에서 흔들린다. 일본 60대 여성의 연간 지출 순위에서 손주에게 쓰는 돈은 약 11만 엔으로 가장 많았고, 팬덤 활동인 '덕질' 지출은 약 10만 엔으로 뒤를 이었다.

의약품과 의료용품 지출은 2만 엔에 못 미쳤다. '최애'를 위한 돈이 약값의 다섯 배 이상이라는 수치는 시니어 소비의 우선순위를 다른 방향에서 보여준다.

책은 소비 대상을 좁은 품목으로 한정하지 않는다. 가족을 위한 선물, 미식, 뷰티와 건강, 여행과 취미, 투자와 일까지 60대의 생활 반경을 따라 소비의 이유와 시장의 접점을 살핀다.

'황금 지갑'이 향하는 곳
1장은 생활·가족·정보·소비의 중심에 선 60대를 다룬다. 손주 소비와 미식, 효율을 중시하는 구매 행동, 미드마켓 브랜드가 얻어야 할 신뢰를 함께 짚는다.

4장은 팬덤 활동과 여행, e스포츠 등 취향 중심의 지출을 배치한다. 5장에서는 저축과 투자, 정년 이후의 '에이지 프리 워크'를 통해 이들이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경제 활동을 이어가는 모습을 다룬다.

한국의 인구 변화도 문제의식의 한 축이다. 행정안전부는 2024년 12월 23일 주민등록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 비중이 20%에 이르렀다고 집계했고, 한국은 고령사회에서 초고령사회까지 7년 4개월이 걸렸다.

책은 일본이 같은 전환에 11년이 걸린 점과 대비해, 먼저 고령화를 겪은 일본 시장의 경험을 들여다본다. 일본 기업들이 축적한 시행착오와 데이터가 한국의 시니어 시장을 살필 출발점이 된다.

[신간] '소비의 주역은 60대' 정보그림 /뉴스1

나이를 지우는 소비 언어
60대가 스스로를 노인으로 규정하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도 핵심이다. 50~88세 여성에게 시니어·고령자의 기준을 물었을 때 평균 응답은 72.7세였고, 50~70대 남녀의 지각 연령은 실제 나이보다 5~12세 낮았다.

이 차이는 상품 이름과 전달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백발 관리 PB 상품을 '플래티넘 그레이 컬러'로 부르고, 보청기 대신 '넥밴드형 집음기'를 권하는 사례는 기능과 함께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언어를 겨냥한다.

다리가 불편한 고객을 위한 '스와니 캐리어'도 같은 맥락에 놓인다. 여행 가방처럼 보이는 제품으로 이동의 필요와 노화에 대한 심리적 거리를 함께 다룬다.

광고 문구에서 제시하는 나이 역시 세밀하게 조정한다. 조사 결과는 '피부 나이 다섯 살 되돌리기'처럼 현실적인 목표에는 반응하지만, '영원히 20대 피부' 같은 표현에는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데이터에서 상품 기획까지
우메즈 유키에는 하루메쿠그룹 생활 방식 연구소장으로서 매달 들어오는 약 3000장의 독자 엽서를 살피고, 매년 900여 명의 시니어를 인터뷰·취재해왔다. 이런 현장 자료가 책에서 상품과 서비스 사례를 읽는 기반이다.

3장은 '인스타그랜마'와 앱테크 시니어를 통해 디지털 환경으로 넓어진 생활을 다룬다. 2024년 조사에서 55~79세 여성의 틱톡 이용률은 9.6%,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22.9%였다.

두 플랫폼은 영상 시청과 게시에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60대의 정보 접근 방식과도 맞닿는다. 검색하기 전에 추천 영상으로 관심사를 접하는 이용 경험도 소비 행동의 배경으로 놓인다.

책은 60대 798만명과 앞으로 60대가 될 50대 860만명의 규모를 함께 제시한다. 식품·뷰티·유통·금융·여행 등 시니어 고객을 만나는 업종에서 연령만으로 수요를 규정하지 말아야 한다는 질문을 남긴다.

△ 소비의 주역은 60대/ 우메즈 유키에 지음/ 신현암 옮김/ 288쪽

[신간] '소비의 주역은 60대' 정보그림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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