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빛과 소리를 만져보면' 주요 내용 정보그림/뉴스1
'빛과 소리를 만져보면'은 중증자폐를 앓고 있는 중학교 3학년 박주환 군이 어린 시절부터 쓴 글과 그림이 담겼다. 박주환은 자폐라는 이름으로 자신을 단정하는 시선과 일상 속에서 자신의 감각과 작은 도전을 자신만의 언어로 써냈다.
사람들이 글을 쓰는 모습을 보고 "너 자폐 맞아?"라고 묻는 장면에서 출발하는 글은, 글쓰기 능력이 진단명을 지우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드러낸다. 박주환은 어디서든 자신이 '자폐'로 불린다고 적으며 편견 없이 자신을 바라봐 주는 일이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한 줄의 글은 엄마와 생각을 주고받는 계기가 됐다. 말로 마음을 전하기 어려웠던 소년은 오랜 반복과 연습 끝에 필담을 익혔고, 글로 보고 느끼고 생각한 바를 표현하기 시작했다.
박주환에게 빛은 시각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는 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의 경계가 손끝에 닿는 듯 선명하다고 쓰며, 목에서 내는 작은 소리도 몸의 일부가 된 감각을 기록한다.
손끝으로 기록한 감각과 일상
책 제목은 이처럼 감각을 표현한 문장에서 왔다. 빛을 더듬고 소리를 내며 불편함을 줄이는 일상은 타인이 듣거나 보는 방식과 다른 감각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강박 역시 외부에서 규정하는 '방해'와 다른 언어로 다룬다. 그는 강박이 일상을 방해한다는 일반적 생각을 되묻고, 자신에게는 일상이자 취미와 특기일 수 있다고 적는다.
수학의 정교함을 좋아하고 독서로 사람과 세상을 탐구하는 관심사도 글의 한 축을 이룬다. 손끝과 몸짓이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순간에도 생각을 포기하지 않는 과정이 곳곳에 놓였다.
[신간] '빛과 소리를 만져보면' 주요 내용 정보그림/뉴스1
학교와 친구 사이에서 찾은 자리
1장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나'는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강박, 언어치료, 중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을 묶는다. 이어 2장 '매일 새로운 하루'는 운동회와 반장 경험, 시험, 병원에 대한 두려움처럼 학교와 가정에서 마주한 일을 담는다.
3장 '좋아하는 마음'에는 친구, 동생, 자전거, 영화관, 무대 등 관계와 취향의 장면이 이어진다. 경쟁을 좋아하는 친구가 자신과 한 팀이 되는 일을 꺼렸던 경험에서 박주환은 공정한 출발선의 문제와 팀원으로 인정받는 감각을 함께 적었다.
친구가 "주환이 말하고 있는데요!"라고 말해준 순간은 그에게 배려받아야 할 사람이 아니라 제 몫을 하는 팀원으로 느껴졌다. 체육 시간에 자신이 찬 공이 엉뚱한 곳으로 가도 친구들이 웃으며 "고마워"라고 한 순간에는 진한 우정을 느꼈다고 썼다.
4장 '보다, 느끼다, 생각하다'는 소리의 모양, 눈을 감고 찾는 서점, 수학, 나만의 속도 등 일상의 관찰을 담는다. 의자를 바로 놓고 필통 지퍼를 닫으며 펜 방향을 맞추는 모습을 친구들이 웃어주는 장면도 이 장에 들어 있다.
필담 노트에 남은 작은 도전들
책은 4개 장과 부록 '글로 세상을 만나다: 엄마와 주환이의 필담 일기', 두 편의 에필로그로 구성했다. 직접 손으로 쓴 원고를 타이핑해 싣고, 그동안 그린 그림을 각 장에 함께 배치했다.
부록은 처음 필담을 시작한 때부터 글로 마음을 주고받기까지의 시간을 엄마의 시선으로 담는다. 실제 필담 노트와 자료를 통해 아이의 생각을 알아가기 어려웠던 시간, 성장과 실패를 곁에서 지켜본 경험을 더한다.
박주환이 말하는 도전은 혼자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 학교 수업을 끝까지 듣는 일, 사람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일처럼 매일의 작은 순간이다. 어렵고 긴장되는 일을 해낸 뒤의 기쁨이 다음 도전으로 자신을 이끈다고 적었다.
박주환은 밀알복지재단 '제11회 스토리텔링 공모전' 아동청소년부문 대상과 '제19회 전국장애청소년예술제' 문예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번 책에는 어린 시절부터 쓴 글을 모아 자신이 살아가는 일상과 타인의 시선 속에서 전하고 싶은 말을 담았다.
△ '빛과 소리를 만져보면'/ 박주환 지음/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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