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국이 묻고 작가 12명이 답했다…"나는 이렇게 쓴다"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14일, AM 06:06

[신간] '당신은 어떻게 씁니까' 표지/뉴스1

'당신은 어떻게 씁니까'는 장르와 세대, 문체가 다른 작가 12명에게 글쓰기 방식을 묻고, 그 문장이 형성된 삶의 시간을 따라간다. 조정래부터 웹소설 작가 천지혜까지의 답은 재능이나 기술보다 삶의 경험과 태도로 모인다.

첫 질문은 첫 문장, 메모, 퇴고의 방법에서 출발하지만 이별과 낙방, 번아웃, 난독증 같은 실패와 결핍의 시간으로 옮겨간다. 글의 기술을 정리한 교본보다 한 사람의 문장이 만들어진 경로를 기록하는 데 무게를 둔다.

글쓰기 방법에서 삶의 시간으로
조정래는 통일 전에는 발표할 수 없는 원고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이미 두 권 분량을 썼고 앞으로 세 권을 더해 모두 다섯 권으로 만들 계획이다.

그는 '태백산맥'을 비롯한 현대사 3부작을 쓰기 전 수십 권의 취재 노트로 골조를 세우고, 집필 도중 멈추지 않도록 구성을 짠다. 책은 조정래의 방식에서 기록해야 한다는 소명과 집필의 준비 과정을 함께 짚는다.

김용택은 초등학교 2학년 아이가 쓴 배추 이야기를 오래 간직한다. 사물을 오래 들여다보는 경험은 검색으로 얻는 정보와 다르며, 관찰은 글에 남는 질문이 된다는 대목으로 이어진다.

김진명은 문장을 배우는 일과 세상을 향해 말하고 싶은 마음을 구분한다. 세상을 향한 분노, 의문, 사랑, 두려움이 쌓여 글이 된다는 그의 말은 읽기와 사색을 글쓰기의 바탕으로 놓는다.

[신간] '당신은 어떻게 씁니까' 표지/뉴스1

덜어내고 버티며 자기 문장을 찾다
역사와 현실을 대하는 방식은 작가마다 다르다. 조정래가 자료와 구조를 쌓아가는 쪽이라면, 정지아는 문장에서 힘을 빼고 다른 방식의 문체를 찾아간다.

정지아는 자기 이야기도 시대의 질문 위에 올려놓아야 글이 혼자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일상의 장면을 이어 붙이는 동안 머릿속에서 여러 소설이 함께 움직인다는 그의 작업 방식도 담겼다.

유인경의 글쓰기는 기자의 관찰에 자신의 감정을 정직하게 섞는 일로 그려진다. 삶을 통과한 자신의 모습을 문장에 드러내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김민식은 쓰지 않고는 견디기 어려운 고통이 글을 쓰게 한다고 말한다. 쓰고 다듬는 시간은 삶의 고통을 견딜 만한 크기로 바꾸는 과정으로 소개된다.

여행 작가 김남희는 여행 뒤 글을 고칠 때 집중할 이야기와 버릴 이야기를 가른다. 정보 나열보다 사람의 얼굴과 삶의 무게를 남겨야 한다는 원칙을 밝힌다.

AI 시대에도 남는 '내 이야기'
인공지능 시대의 글쓰기도 책의 질문 안에 놓인다. 한 작가는 AI가 더 빠르고 잘 쓸 수 있어도 자신의 글은 자신이 아니면 쓸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챗GPT를 바탕을 깔아주는 조연출로 활용하지만, 결과물에는 자신의 사례를 넣어야 한다고 본다. AI로 글쓰기 훈련을 해 근력을 키우는 사람과 모든 글을 맡겨 근력이 줄어드는 사람이 갈릴 수 있다는 진단도 내놓는다.

이영미는 책의 앞 3분의 1이 독자를 붙잡는 관문이라며 프롤로그에 공을 들인다고 말한다. 앞부분의 흡인력과 책 전체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천지혜는 줄글 대신 네모와 동그라미, 표로 이야기의 구조를 그린다. 도식화는 다음 전개를 확인하게 해 집필 속도를 높이는 도구가 된다.

강원국은 김대중 대통령 연설비서관실 행정관과 노무현 대통령 연설비서관을 지냈다. '대통령의 글쓰기'와 '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의 글쓰기', '나는 말하듯이 쓴다'를 펴냈다.

△ '당신은 어떻게 씁니까'/ 강원국 지음
[신간] '당신은 어떻게 씁니까' 표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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