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그 입에서 나오는 것' 표지/뉴스1
박문영의 신작 장편소설 '그 입에서 나오는 것'이 민음사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로 출간됐다. 실언을 감지해 진동하는 지름 22㎜ 크기의 스티커 '가드 온'이 보편화한 세계에서 말과 침묵이 낳는 비극을 그린다.
소설은 고향 구화로 돌아온 배우 설원이 수원지에서 고교 시절 친구 준목의 시신을 발견하며 시작한다. 설원은 경찰이 수사를 종결한 뒤에도 준목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단서를 찾는다.
준목이 다녔던 공장은 가드 온을 생산하는 곳으로, 구화의 생계를 떠받치는 시설이다. 공장장이자 설원·준목의 동창인 경우와 동창 해지는 준목의 죽음 뒤에도 각기 다른 말과 의심을 보탠다.
가드 온은 턱 밑에 붙이는 실리콘 패드다. 무게 1g, 지름 22㎜의 이 장치는 사용자의 호르몬 변화를 감지해 무례하거나 공격적인 말이 나오기 전 진동하며 실언을 막는다. 효과는 24시간이다.
작품 속에서 가드 온은 예의와 배려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사람들은 이를 붙이지 않은 이를 예의 없다고 여긴다. 장치는 섣부른 말로 상대를 상처 입히는 일을 줄이지만, 억눌린 말과 감정은 다른 방식으로 쌓인다.
설원은 방송에서 한 말실수 뒤 구화로 밀려나듯 돌아왔고, 준목의 죽음을 파헤치면서 자신의 잘못도 마주한다. 설원의 이모인 동화 작가 언희는 구강암을 앓고, 복서 생활을 그만둔 기선은 어머니를 돌보며 화를 감춘다.
소설은 통제할 수 없는 말을 가두려는 시도가 인물들의 관계와 삶에 어떤 균열을 내는지 따라간다. 말에 찔리고 말로 상대를 찌르는 경험이 작품의 중심에 놓인다.
박문영은 제2회 SF어워드 중·단편 부문 대상과 제6회 SF어워드 장편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장편소설 '컬러필드'와 '허니비'에 이어 이번 소설에서 인간의 양면성을 SF적 상상력으로 풀어냈다.
△ '그 입에서 나오는 것'/ 박문영 지음/ 2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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