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 작가 (사비나미술관 제공)
인간의 희로애락을 눈에 보이는 빛깔로 바꾸어 공간 전체를 물들인 대규모 현대미술 전시가 열린다. 자연을 붓끝에 담아오다 사람의 가슴속 풍경으로 눈길을 돌린 화가의 36년 예술 여정이 입체적인 색채의 마당으로 펼쳐진다.
사비나미술관은 10월 11일까지 화가 강운의 개인전 '색으로 태어나다 - Born to be Color'를 개최한다. 이번 자리는 바람과 구름 같은 바깥 풍경을 그리던 작가가 사람 내면의 상처와 기억을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 체계로 풀어낸 결과물을 한자리에 모았다.
전시의 중심에는 2층 공간을 가득 채운 대작 '마음산책-유기적 삼각형'(2026, 450x2630)이 자리한다. 미술관의 뾰족한 벽면과 높은 천장에서 쏟아지는 햇살 아래 크기가 제각각인 화폭 165점이 맞물려 거대한 파도처럼 출렁인다.
강운- 공기와 꿈 - 물위를 긋다 설치전경 (사비나미술관 제공)
캔버스 위에 글씨를 새긴 뒤 물감을 칠하고 말리기를 다섯 차례 반복해 얻어낸 투명한 색층은 관람객의 발걸음에 따라 다채로운 빛을 뿜어낸다. 짙은 어둠을 견디고 얹은 금빛 가루는 고통 끝에 찾아오는 마음의 치유를 보여 준다.
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은 "현실에 머물지 않고 늘 새로운 길을 찾아온 화가가 시간과 공기를 거쳐 가슴속 기억으로 붓끝을 넓혔다"며 "언어와 물감이 미술관 건물과 하나로 어우러지며 평면 그림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색다른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는 멀리서 바라보는 구경거리로서의 그림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비추는 거울을 선보인다. 화폭 깊숙이 묻어둔 감정의 흔적을 따라 걷다 보면 메마른 일상에 가려졌던 각자의 마음 빛깔을 되찾는 따스한 위로를 얻게 된다.
acenes@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