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민수 개인전 '진돗개 하나 둘 셋'…"전쟁의 진실을 스스로에게 되물길"

생활/문화

뉴스1,

2026년 September 14일, AM 09:20

오민수 개인전 '진돗개 하나 둘 셋' 포스터 (더레퍼런스 제공)

모니터 화면 속에서 오락거리로 가볍게 다뤄지는 전쟁의 참모습을 날카롭게 되짚어보는 독특한 현대미술 마당이 펼쳐진다. 피 흘리는 비극 대신 시각적 재미로 포장된 가상전투의 민낯을 전시장 안으로 끌어온 젊은 작가의 시선이 눈길을 끈다.

더레퍼런스는 19일부터 10월 9일까지 오민수 개인전 '진돗개 하나 둘 셋'을 연다. 전시는 군사 경계 태세를 뜻하는 용어를 빌려 세 단계로 동시대 전쟁 영상의 유통 방식을 파고든다. 실제 폭격 장면과 안방의 게임 화면이 묘하게 겹치는 현상부터 출발해, 관람객을 가상과 현실이 부딪히는 낯선 싸움터 한가운데로 이끈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가상 총싸움 놀이인 서든어택의 통로와 엄폐물을 실제 크기로 흉내 낸 합판 벽체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단단해 보이는 게임 그래픽을 얇은 판자로 흉내 내며 진짜와 가짜가 뒤섞인 모순을 드러낸다.

오민수, 덩게르크, 2021, inkjet print (더레퍼런스 제공)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가상화면을 여행하듯 담아낸 기록과 가짜 군복을 입고 싸움 놀이에 빠진 이들의 모습도 화폭과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오민수 작가는 "군 복무 때 겪은 컴퓨터 가상훈련과 집에서 즐기던 오락의 괴리감에서 작업을 시작했다"며 "피 흘림을 잊은 채 놀이처럼 전쟁을 소비하는 요즘 사람들에게 화면 너머의 진실을 스스로 되묻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려한 컴퓨터 그래픽 뒤에 숨은 전쟁의 본질은 잔혹하고 파괴적이다. 매끄러운 스크린을 걷어내고 거친 합판 벽을 마주하게 만드는 이번 전시는 넘쳐나는 영상 홍수 속에서 우리가 무엇을 믿고 경계해야 할지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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